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지는 오래 됐지만 학원에 가서 정식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취미로 혼자 끄적여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입시 미술이면 모르겠지만 나처럼 일러스트 분야로 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굳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으면서 실력을 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임과 동시에 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SNS를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그리고 싶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좋아하는 연예인, 풍경, 가족... 여러가지를 그리다가 잘 그려지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연습하고 다시 또 그리는 걸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보다 나아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거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붙잡고 놓치지 않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인 것 같다. 뭐든지 처음은 어렵고, 잘 되지 않아서 의욕이 떨어지고, 나만 못 그린다는 남과의 비교로 인해 재미가 없어지고, 이러해서 저러해서 같은 이유들이 붙고 또 붙다보면 결국 포기해버리고 나는 또 다시 자책하고 방황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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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지털 드로잉을 그리고 싶은데 본질은 똑같겠지만 아무래도 종이보다 친숙하지 않다보니까 초반 튜토리얼 느낌으로 강의를 듣는 게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디지털 드로잉을 시작하게 되면 듣고 싶었던 강의가 있어서 결국 탈퇴했던 강의 플랫폼에 다시 가입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아주 만족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모작과 크로키부터 일단 무작정 따라 그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긴 하지만 결국 그리다보면 사람의 이목구비, 인체의 부위에 대한 공부는 언제고 해야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리면서 나만의 그림체로 수정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껴서 그런지 인물에 대한 기초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이 강의 커리큘럼을 정말 세심하게 구성하셔서 그런지 이대로 완강하면 그 다음부터는 꾸준히 연습만이 살 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 눈과 코에 대한 강의까지 들었는데 입술과 얼굴형 그리고 레퍼런스 활용하는 팁에 대한 강의까지만 듣고 1~2주는 모작하면서 연습하다가 다음 강의를 들으려고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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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부터 느꼈지만 나는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부속적인 건 상관없이 나만의 세계관 안에서 배경, 건물, 인물에 대한 걸 만들고 싶어서 3D 프로그램에 대한 강의를 처음 접했을 때 강한 끌림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림에 대한 꿈이 다시 살아나면서도 단순히 인물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건물이나 배경 분야에 더 깊게 파고 들어서 내가 '그린' 캐릭터가 내가 '만든' 세계 속에 서있는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렇다고 웹툰을 만들고 싶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흥미로운 스토리를 읽는 건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지만 내가 쓰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하나의 그림 안에도 내가 구상한 스토리가 느껴지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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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는 하나의 분야도 깊고 넓지만 내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나를 브랜딩할 수 있는 방법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도구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2D 일러스트가 아니라 2.5D나 3D 일러스트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변화에 맞춰 발전한 분야겠지.
그림으로 노선을 완전히 틀었어도 블렌더 프로그램에 대한 끈을 아예 놓지 않은 이유도 나의 그림을 더 색다르고 특별하게 발전 시킬 수 있는 도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가 배우고 익히고 노력하는 것만이 메인으로 밀고 나가는 일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길이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