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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Oct 22. 2024

메타세콰이아

생동하는 씨앗


제목 : 메타세과이아


인류보다 오래 전 죽은
나무 한 그루 속

절벽처럼 웅크린 작은 씨앗


마음깊이 빛을 상상해 봐도

우주만큼 겹겹이 쌓이는 어둠

낮이면 냉기조차 도망가는 밤


암흑. 아무도 누구도 없는 형벌

똑 딱 똑 딱 똑 딱 똑 딱

시간마저 흘러 말라버린 날


뽀드득 뽀드득 씨앗이 요동쳤다

있는 힘껏 흙을 밀어낸다


뽀드득 뽀드득 들썩이는 땅 속

어둠 아래에 꽉 찬 씨앗

별자리 같은 틈으로 햇살이 든다.

뽀드득 뽀드득 쑥 쑥 쑥 쑥

쭉 기지개 켠다


암흑 위에 포실포실 단단한 마음

꾹꾹 눌러두고 오늘도 노오피

기지개 켠다.  






저는 메타세과이아 나무를 좋아해요. 

푸른 초록이 싱싱해서 보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죠. 

엄마와 동생 할머니가 함께 여행을 자주 했어요.

 그 때 메타세과이아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요. 

요즘 우리나라에는 메타세과이아길이 여러 군데 많이 생겨서 

봄 여름에 푸른향을 즐기러 많이 다녔죠. 

제 기억에 이 나무는 항상 생글생글했어요. 

상처 하나 없이 잘 자란 사람처럼 언제나 맑고 투명한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 나무가 '살아있는 화석'인거 알고 계시나요? 

처음 이 말을 듣고 화석인대 살아있다는 건가?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그래서 보니까 이 나무, 사실은 화석으로 발견되었을 정도로

 오래 되었다고해요. 우리나라에도 나무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살아있는 화석나무…… 정말 상처 하나 없는 느낌이었는데

 그 긴 시간을 지나서 지금까지 살아 왔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문득 나무의 씨앗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큰 나무를 품은 작은 씨앗 하나가 화석에서 바들바들 떠는 이미지가 생각났어요.

 한 그루 나무가 성장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나무가 싱그러운 것은 씨앗의 시간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씨앗이 땅에 튼튼하게 뿌리를 둬서 

나무 더 높이 올라갈 힘이 생긴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 시는 오랜시간 누구도 보지 않았던 메타세콰이아의 작은 씨앗에 대한 이야기에요.

암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 이 시를 읽는다면 

작은 씨앗처럼 암흑의 밤을 잘 지나가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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