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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댄서 Jun 10. 2022

틱낫한, 나를 만나는 길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욕망하며



이번 연휴 동안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I May Be wrong'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마음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용기를   성장합니다" 인상적인 구절은 책에서 따로 찾아 받아 적었다. 연휴 마지막 , 틱낫한의 플럼 빌리지 공동체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를 만나는 ' 관람하는 것으로 나흘간 승려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틱낫한은 그의 명상책 시리즈 걷기명상, 앉기명상, 사랑명상, 쉬기명상을  챕터씩 읽으면서 친해졌다. 책을 펼치는 아침마다 세상에 이만큼의 고요와 평화라니! 놀라다가도  이렇게까지 평화롭데? 심드렁해지길 반복하는 통제 밖의 마음을 만났다. 관찰자가 되어 흐르는 마음을 지켜보는 일이,  플로우를 따라 모르는  발견하는 재미를 배웠다.


틱낫한이 남프랑스에 명상 공동체를 만들고 산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경험해 보고 싶은 호감과 남프랑스라면 평화롭지 않을 이유가 있냐는 반문이 소란했지만, 극장으로 뛰어간  깨끗하고 온전한 호기심의 선택이었다.  


플럼 빌리지에서는 15분마다 종소리가 세 번 울린다.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종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가만히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무의식을 멀리하고 지금을 알아차리자는 물리적인 장치인데,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여럿이 종소리를 듣고 아쉬운 탄성을 뱉으며 연주를 멈춘 장면이 기억난다. 연주를 하는 건, 지금 이 순간이 아닌 걸까. 그들의 시간성과 알아차림의 방식에 질문이 던져졌다.


무소유를 실천하고 내적 평온을 추구하는 이들 의지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이해할  있었다. 형상으로부터의 자유, 보이는 것의 무가치함, '무아' 나란 없음의 깨달음이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 감정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힘을 가진 것을 알겠다.  역시 순간마다 사로잡고 있는 것과 사로잡혀 있는 것과의 차분한 이별, 내려놓음을 실천하고 싶은 절실함을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 겨울을 견디는 나무가 되고 싶다. 지극히 인간적인 선택과 고통이 반복되어도 봄을 기대하는 어리석음을 살고 싶다. 지금  순간의 불충분함을 알아채고 충분함을 기대하는 추하고 여리고 아름다운 나를 아끼면서. 틱낫한의 가르침깊이 배우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같은 영성의 친구를 욕망하는  내적 평화에 기여하는 순수한 희망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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