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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Feb 21. 2023

하루 한 장, 그림일기 - 달님께

642일. 달님

저는 어릴 때 매우 속상한 일이 있으면 ‘달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그 편지에는 늘 P.S가 들어갔었는데 P.S의 내용은 ‘달님, 이 편지를 보셨다면 접어진 편지를 펼쳐두세요.‘

그 편지가 펼쳐져 있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무렴요 ㅋㅋ

하지만 그걸 보고 또 나름의 합리화를 합니다.

‘달님이 이 편지를 보고 간걸 내가 알게 되면 욕심을 낼까 봐 일부러 펼쳐두지 않았구나’라고. ㅎㅎㅎㅎ

다 동화의 영향일 것입니다. 동화는 대부분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에 욕심부리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내용이 가득했거든요.

이 에피는 생각할 때마다 어린 제가 참 깜찍합니다. ㅋㅋㅋ


쓰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는데 어릴 때부터 달을 좋아했네요. 저는 ㅎㅎㅎ


여러분께 달의 온도는 몇 도인가요?

제게 달은 굉장히 따스한 온도입니다.

묘한 점은 차갑게 보이는데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작업에 늘 함께 해주는 느낌이라 그럴까요? :)

예전 작업실 창은 달이 참 잘 보이는 위치에 떠오르곤 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그 점은 좀 아쉽네요.


디귿 - 달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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