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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ome Jan 19. 2022

그해 우리는

이대남 이대녀의 초상

그녀와 그가 헤어진 이유 - 존재


가난의 상처가 소외의 고통으로 커져갈 때쯤 연수는 헤어지기를 선택했다. 그래야만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문도 모른 채 버림받았던 웅은 어린 시절 아빠에게 버려진 이후 다시 같은 경험을 해야만 했다. 웅의 상처가 덧나고 말았다. 존재의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답이 찾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내면으로 더욱 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까. 연수를 짝사랑했던 지웅은 친구 웅을 위해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는 관찰자여야만 혼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군중 속에서 언제나 화려한 모습의 엔제이는 외톨이였다. 그녀는 모든 게 서툰 사람이다. 아니 어쩌면 등장하는 청춘 남녀는 모두 서툰 사람들이다. 마음이 닿은 곳에서 살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지독한 현실의 냉정함에 강요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안쓰러운 사람들이다. 그들의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에 주목되지 않는 이유다. 청춘의 삶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그리고 다시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이란 고결하고 거창하며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요즘 이대남 이대녀가 보였다. 그래서 더 애틋했다.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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