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우리는

이대남 이대녀의 초상

by inome

그녀와 그가 헤어진 이유 - 존재


가난의 상처가 소외의 고통으로 부풀어오를 무렵, 연수는 헤어지기를 선택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영문도 모른 채 버림받은 웅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려진 이후 다시 그 쓰라린 경험을 겪어야 했다. 그의 상처는 다시 덧나고 말았다. 존재의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답은 결코 찾아지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내면으로 더 깊이 파고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었으리라.


연수를 짝사랑했던 지웅은 친구 웅을 위해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관찰자여야만 혼자가 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군중 속에서 언제나 화려한 모습의 엔제이는 외톨이었다. 모든 것이 서툴고 어설펐다. 아니, 어쩌면 등장하는 청춘 남녀는 모두 서툰 존재들이다. 마음이 닿는 곳에서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그들은 지독한 현실의 냉정함에 눌려 안쓰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청춘의 삶이 더 이상 외롭지 않기를,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이란 고결하고 거창하며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요즘 이대남 이대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애틋하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그들이 진정한 감정을 담아내고, 서로의 상처를 껴안는 모습은 우리에게서 잊혀진 소중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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