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현 Jun 11. 2022

상처를 위한 변명

식탁위에는 흰 소금에 절인 찬들이 놓였습니다.

어쩌면 매일 식탁을 차리는 일은

흰 염전을 한 폭씩 깔아두는 것입니다.


벌겋게 벗겨진 마음이 늘 아린 것은

단지 그대때문이 아닙니다.

한 젓가락을 집어 마음에 밀어넣으면

흰 소금더미가 문질러댄 상처가 쓰립니다. 


푸른 바다서 건져올린 굵고 흰 소금으로

쓱쓱 마음 비비고 그 상처가 쓰린 채

또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따뜻하게 만들어지는 한 그릇의 요기에

오늘은 굵고 흰 소금으로 소독한 마음을

푸른 기다림의 상처 위에 가만히 얹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향기로 남은 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