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처럼,
꽃씨처럼 그렇게 중얼거려 보라.
우리 겨울 속에서도
화들짝 놀라며 어디 눈 붉은 꽃이 피어날지.
겨울 새벽을 날아가는
한마리 깨끗한 새를 본 적이 있는지.
새를 처음 본 사람은 아무래도
맑고 찬 새벽이었으리.
꽃의 이름을 부르다가
새롭게 날아가는 것의 이름을 붙일게 없어
짧고 선명하게 붙였겠지, 새라고.
그 새가 물고 나르던 긴 고요.
분명한 절망을 염두에 두진 않았으리.
매일의 새벽에 혹여 어디 긴 잠을 깨어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는 편지를 쓰면서
갈비뼈 가지런한 그 어디쯤
우리 사랑의 통증 하나
절망의 이름으로 가두지 않고
겨울 새벽 새에게 실어 보내라는
깊은 뜻이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