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몰래 지금도 멀찍이서
봄이 오는 중
엄동설한 한치의 틈 없이 추운 바람의 갈피
우연처럼 오고 있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나는 눈 씻고, 눈이 짓무르도록 바라보는 중.
봄날은 들켜 화안한 꽃으로 앉지만
우연처럼 오는 것들은 어떤 모습으로 내려앉을지
딱 그려보기 좋은 여백의 한 겨울.
가지는 그날에 후끈후끈 달아오르기 위해
빈 몸으로 전신을 떨고 섰지.
희망은 이처럼 우연을 가장해서 오므로
마음 풀어놓으면 안 된다며 슬그머니 웃고 있는 것.
눅눅해진 마음을 말끔히 비워두라고 넌지시 눈웃음치는 것.
한 겨울에 꿈꾸는 사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