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울 사랑

by 이지현

몰래몰래 지금도 멀찍이서

봄이 오는 중

엄동설한 한치의 틈 없이 추운 바람의 갈피

우연처럼 오고 있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나는 눈 씻고, 눈이 짓무르도록 바라보는 중.


봄날은 들켜 화안한 꽃으로 앉지만

우연처럼 오는 것들은 어떤 모습으로 내려앉을지

딱 그려보기 좋은 여백의 한 겨울.

가지는 그날에 후끈후끈 달아오르기 위해

빈 몸으로 전신을 떨고 섰지.


희망은 이처럼 우연을 가장해서 오므로

마음 풀어놓으면 안 된다며 슬그머니 웃고 있는 것.

눅눅해진 마음을 말끔히 비워두라고 넌지시 눈웃음치는 것.

한 겨울에 꿈꾸는 사랑 하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입동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