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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Jan 07. 2021

눈오는 날의 비망록

첫눈 내린 거리는

불신검문(不信檢問)의 시대다.

나는 텍스트다.

아니 테스트다.

나를 에워싼 회색의 한떼가

버린 것들을 보자고

막무가내로 덤벼들어

저항할 수 없는 시간에 감금되었다.


짧은 오 엑스 마크를 망서리는

무수한 시선들이 방치된 흐린 날

흰 나선의 점들이 생략의 구두점처럼

나를 지우고 있다.

출처도 불분명한 수상한 신호들이

끝없이 내닫고

모든 것이 지워지는

아찔한 순간을 밀고 들어갔다.


바로 그때였다.

그 순간 너를 지운 것. 

나는 버린게 아니라 잃었던 것이다.

불심검문(不心檢問)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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