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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May 29. 2021

브런치 쓰기 이후 독서법이 바뀌다

- 최용훈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https://brunch.co.kr/@yhchoi90rw/591



지하철 6호선과 그리고 환승한 지하철 3호선에서 매일 왕복 3시간을 보냅니다.

그 시간에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작가님들의  '오늘의 '을 전부 다 읽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에는 그 시간동안 책 1권을 읽으면서 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폰 하나만 들고 올라도 일터로 가면서, 집으로 오면서 그 3시간이 언제 흘러가는지 글을 다 읽다가 갑니다.


일단 가방에 책이 없으니 무겁지 않아서 좋습니다.

아흔이 넘으신 어머니의 반찬이나 국까지 운반하면서 책을 넣고 다니기 만만치 않았는데 이제는 폰 하나에 글들이 담겨있으니 정말 좋습니다.


글의 편식을 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이전에는 읽고 싶은 책만 들고 다녔는데 지금은 브런치 작가님들이 쓰신 아주 다양한 글을 읽으니 뇌의 확장을 체험합니다. 전문적인 글도 있고, 감성을 울리는 글도 있고, 유쾌해서 빙긋 웃는 글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시도 읽고, 정말 다양해서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읽을 때마다 감탄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제목을 달 수가 있나, 제일 놀라면서 따라해보려고 애쓰지만 절대 흉내 못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목수국과 연분홍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의 목백일홍이 새파랗게 선 골목을 지나서 지하철 6호선 안에서 작가님들의 글들을 읽다가 문득 어디선가 읽은 듯한 시를 하나 발견했는데, 이름을 보니 제 시였어요.

제 글이라도 오래전의 글은 좀 낯설죠. 그때 그 글을 쓴 마음도 좀 생경하고요.

그런데 봄의 거의 끝에 서있는 날이어서 일까요. 제 시를 보면서도 왜 그리 맘이 싱숭했을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순식간에 아주 오래 전으로 돌아갔는데 하필이면 그 시를 읽는 시간이 한강을 지날 때였어요.

옥수역을 지나면서 강변에 선 빌라들을 바라보면서 한강변의 산토리니 같은 광경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제 시가 영시로 번역이 되어 있어서 매우 다른 느낌을 선사한 것 같았어요.


제게 늘 격려를 주시는 교수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능력이 다소 부족한 사람이어도 누군가의 한마디는 힘이 됩니다.

해보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것만도 충분히 삶이 넉넉해졌습니다.


오가는 골목길에서 어느 집의 붉은 목백일홍이 온 여름을 꼬박 피고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할 것입니다.

그 골목을 걸으며 떨어지는 꽃잎같은 언어들을 꾸준히 담아보려고 합니다.


목수국과 장미, 그리고 목백일홍(배롱나무)이 있는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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