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잎들은
흔들리면서 더 반짝이는데
머리카락 한 올 날리는
작고 가벼운 바람에도
우리는 이렇게 휘청이는구나.
잎새 지나는 바람은
푸른 꿈으로 일렁이지만
우리에게 머물다 간 바람은
퍼런 멍으로 살아
걸음걸음마다 단단해지는구나.
너는 오늘도 잘 살아내었느냐.
지나가는 모든 것들 붙잡고
잘 있었는지
잘 있었는지 물어보고서
그래
그래 시원한 대답 들었었느냐.
살아있는 것은 때때로
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느니.
꽃이나 노을의 흐르는 구름의
고운 속살 쉽게 진후
새카맣게 여문 은밀한 그리움으로
남은 생을 덮으며 덮으며
걸어가야 하는 일이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