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엄마, 남편, 어머님, 눈물 나는 노을
오늘은 정말 힘들었던 하루.
짜증, 화 등 다양한 감정이 스쳐갔고, 어린아이에게 그런 마음을 느끼는 나 자신이 소름 끼치게 싫어져서 어쩔 줄 몰라 눈물이 났던 하루.
울어대는 아이가 미웠다가, 다시 미안해졌다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반복했던 하루.
감정의 소용돌이
오늘 유독 힘들었던 육아...
온몸에 힘이 빠지고 눈물까지 나왔다. 새벽부터 시작된 그의 낑낑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아침에는 재워보려고 노력하며 옆에서 몇 분씩 자는데 꿈결에 가슴이 두근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계속 울어서 또 울까 봐 자면서도 긴장을 했던 것일까. 다행히 어찌어찌 점심은 먹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손을 씻으러 가거나 분유를 타러 갈 때 그의 울음은 계속됐다. 트림시킬 때도 발버둥을 심하게 쳐서 쉽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는 울음소리에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대변도 시원하게 봐서 씻으러 갈 때 거실 바닥에까지 변이 뭍을 정도였다. 기저귀 갈이대의 방수매트나 엉덩이에 묻은 똥도 손빨래를 해주어야 했다. 당연히 집안일은 손도 못 대봤다. 그럴만한 시간을 허락받지 못했기에. 이래저래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하루였다.
나를 받쳐주는 존재들
사실 어머님께서 와주셔서 4시간 가까이 봐주셨고 그 사이에 잘 수 있었다. 새벽에 잠을 못자서 인지 정말이지 눈감고 떴더니 몇 시간이 지나있을 정도로 숙면했다. 어머님께 너무 감사한다.
세탁물을 가지러 갔다가 마주한 노을은 잠깐의 위로를 건네주기도 했다.
오늘은 더욱 남편의 퇴근이 정말 기다려졌다. 어머님이 해주신 반찬으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와서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안정을 찾아 오늘 마지막 모유수유까지 마치고 누울 수 있었다.
문득 씻고, 화장대옆 가족사진을 보는데 사진 속에 없는 엄마의 부재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아빠 옆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엄마가 계셨다면 육아의 힘듦을 터놓고 얘기할 수도 있었겠지.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라고 몇 십 년 전의 나를 꾸짖으며 엄마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수도 있었겠지. 오늘 오후에 언니랑 잠시 통화하면서 마음을 조금 식힐 수 있었는데, 그런 시간과 마음을 나눌 존재가 있어 안심이 됐다. 내게 언니라는 존재를 선물해 준 엄마께 더욱 감사하게 되는 밤이다.
몇십 년 전에 나도 칭얼거리며 엄마를 울게 했으려나. 그렇다면 미안하다고, 고생 많았다고 이제야 마음을 전한다. 오늘 밤은 남편에게 맡겨두고, 내일 새벽아침부터 다시 기운 내어 육아에 뛰어들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