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판에 들어선 PM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

다음에 이직하면 이런 것들을 챙겨보려고 합니다.

by Grey

처음 PM으로 이직해 보니, 가장 먼저 배운 건 ‘적응의 기술’이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PM’으로 이직을 하면서, 낯선 조직에 적응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한 일인지 처음 실감했습니다. 부끄럽지만 부족한 점도 많이 드러났고, 동시에 이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조직과 서비스에 빠르게 적응해야 퍼포먼스도 빨리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에는 어떻게 이 적응기를 더 잘 넘길 수 있을지 나름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1. 프로덕트 이해도를 높이는 나만의 방식


PM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서비스가 돌아가는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면이나 기능뿐 아니라, 데이터는 어떻게 흐르고, 어떤 시스템이 얽혀 있는지를 이해해야 팀의 방향을 함께 그릴 수 있으니까요.


1.1 내가 맡은 서비스,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기

금융 도메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조직 내 다른 서비스들과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부터 어려웠습니다. 이때 한 동료 PM이 “일단 각 서비스가 뭘 하는지 한 줄로 정리해 보자”라고 제안해 주셨어요.


막막했던 서비스 구조가 문장으로 정리되자, 복잡했던 퍼즐이 차츰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은 조직 내부에서도 외부의 시선으로 정리된 관점을 확인해 볼 수 있고, 저 스스로도 곱씹어보면서 저만의 언어로 서비스를 해석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1.2 시스템 구조도와 데이터 테이블 살펴보기

예전엔 구조도만 대강 훑고 지나갔는데, 다음 조직에서는 주요 데이터베이스 테이블과 컬럼까지 살펴보려 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면, PM으로서 논의할 때 훨씬 구체적인 논리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1.3 OKR과 유저 데이터 분석하기

OKR이 있는 조직이라면, 지금 팀이 어떤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빠르게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PM은 방향을 세우는 사람이고, 그 시작은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니까요.



2. 조직을 대하는 나만의 자세

PM은 협업의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이기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1 협업 대상자들의 R&R 파악하기

이번 이직에서 저는 리스크관리팀, 어카운트 매니저팀, 비즈옵스팀 등 처음 협업해 보는 역할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처음부터 각 팀의 R&R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훨씬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나는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적응의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2.2 PM은 ‘일을 잘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처음에는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 개별 테스크에 매몰되고, 팀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PM의 역할은 팀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걸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PM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와 구조를 가진 조직인지도 중요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2.3 나만의 챌린지: ‘말을 줄이는 용기’

이번 조직에서는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PO 리더와 함께 이직하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 제 회의 태도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보여주려고 애쓰다 보니, 회의에서 꼭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오히려 엉뚱한 말이 나올 때가 있었다”는 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맞는 말이었습니다.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괜히 무언가를 말해야 할 것 같아 발언하다 보면 오히려 신뢰를 깎아먹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할 말이 없으면 안 해도 돼요.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미팅 이후에 후속 논의를 제안해 주세요."


이 피드백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오히려 차분하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하는 태도가 팀 내에서 신뢰를 얻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라데이션 님의 글: 바뀐 조직에서 빠르게 신뢰 얻는 법>을 읽으며 이 생각에 더 확신을 얻었고요.


앞으로는 이직 초기 한두 달은 ‘압박감에 의한 발언’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충분히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하는 습관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괜찮다는 걸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이직이라는 건 새로운 조직에 ‘나’라는 사람을 다시 태워보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은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PM이라는 직무에 대해 훨씬 더 입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빠르게 잘하려 하기보다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새로운 조직에서의 적응은 여전히 어렵고, 매번 새롭게 배워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PM이란 직무는 결국 ‘관점’과 ‘관계’를 다루는 일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행착오들이, 다음번 조직에서는 더 나은 시작점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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