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나약한 자의 행동이고 그 모습은 자신이 루저임을 드러내는 것이라 여기고 산다. 내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보며 기대에 미치지 않을 때 안타깝기도 하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한다. 딱히 꼬집어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으나 화가 날 때가 있는데 반복적인 듯하다. 특히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화가 주체할 수 없도록 치밀어 오른다. 화가 치밀어 오르면 소리를 지르고, 최악의 상황도 상상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공든 탑이 무너진 듯한 느낌이 들고, 나에 대해서 실망하기도 한다. 등등은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고 경우다.
이런 나를 지켜보며 선택한 책이 『감정은 습관이다』이다. 지난해 11월에 사두고 이제 읽어보니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은 듯하다.
여러 차례나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가 제시한 사례를 따라 공감한다. 특히 우리는 자신의 생각으로 상대의 생각을 오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과 감정 습관의 핵심은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감정을 찾고 있다’라는 것에 공감한다.
책의 초반부에 소개한 뇌의 원리다.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감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가장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나에게 해가 되는데도 끈질기게 습관을 유지하려는 뇌가 참 밉기도 하지 난 그러기에 그 안에서 큰 희망도 품게 된다. 새로운 습관을 들일 수만 있다면, 그것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큰 힘이다. 습관은 유전과 다르다. 바꿀 수 없게 정해져 버린 것이 아니다. (후략)
끝 일부를 옮긴다.
다행히도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감정도 습관이 되기에 오늘도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뇌가 어리석게도 자신에게 익숙한 고통의 감정을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대인관계도 마찬가지다. 상처가 되는 관계라 하더라도 그저 익숙한 사람들을 찾는다. 생각해 보면 참 억울한 일이다. 공평하지 않다. 행복한 감정이 습관화된 사람은 계속 행복할 가능성이 크고, 우울한 감정이 습관화된 사람은 계속 우울할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남도 아닌 나의 뇌가 나를 속이고 있다니 답답하다.
『감정은 습관이다』는 SERICEO가 2014년 여름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으로 추천한 것으로 추수밭(청림출판)에서 2013년 10월 1판 1쇄로 나왔다. 2023년에 출판사(유노북스)를 바꿔 다시 출간했다. 좋은 책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수정 보완해 다시 출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