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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Apr 23. 2021

미로 속에서


낡은 버스에 올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제는 익숙해진 밤이

나를 끌어안는다.


오래된 기억처럼

풍경을 스쳐가는 가로등

창문에 서린 김 때문인지

자꾸만 흐려지는 별빛.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보게 되면

길을 잃은 것이라던데

수 일째 같은 밤을 보는 나는

여태껏 길을 찾지 못한 것일까.


낡은 버스는 흘러 흘러

다시 이 미로의 시작점으로

나를 데려간다.


아침이 오면

나는 다시 미로 속을 방황하고

똑같은 밤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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