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은
결코 꽃길이 될 수 없다.
서로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절제하고, 물러서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길
그 길은 어쩌면
가시밭길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는 그대에게
그 길을 함께 걷자고 말하지 못한다.
혹시나 날카로운 것에 찔려
그 고운 발에 생채기가 날까 봐
웃으면 아름다운 그 예쁜 눈에서
한없는 눈물이 떨어지게 될까 봐
그래서, 그래서 내 손은
더욱 그 손에 포개어지지 못한다.
뻔하게 보이는 이 위험한 길을
그래도 나와 걷겠다고 한다면
그럼에도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겠다 말해준다면
내 낡은 신발, 그대에게 신겨주고는
기쁜 마음으로 그대를 업고
그 험한 길을 꽃길처럼 걸어가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