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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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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Sep 18. 2022

소란


창밖이 시끄러운 것은

비단 하늘에 이변이

생긴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삭을 눕힐 듯 세차게 부는 바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춤추는

나긋한 가을비


이 어설픈 조화에도

애정이 느껴지는 것은

그 모든 모습들이

내 안에 심정을 닮아있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밤은 깊어져 가고

내일 아침은 흐릴지, 맑을지

아니면 슬플지, 기쁠지

그 무엇도 알 수 없으나


눈이 떠지는 순간에

어떤 결과가 나를 맞이하더라도

그러려니 하며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려 한다.


연필 끝을 놀리는 이 와중에도

검게 물든 창밖은

쏴아 하는 소리로

이 방의 침묵을 넘보고 있다.


오늘따라 유독

가을이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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