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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 Oct 24. 2024

좋은 아침은 그렇게 오는 중이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 grigogl [사진툰캘리/ 도연]

좋은 아침이다

살가우리만큼 좋은 아침이다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진, 미로를

나풀나풀 지나 온 좋은 아침이다


하염없이 잠을 청해야만 할 만큼

햇살도 숨어 버린 좋은 아침이다


눈물 한 방울에 깊게 패인

손잔등을 어루만지며

기지개를  좋은 아침이다


더 큰 슬픔을 지닌 여윈 밤의 품 안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야윈 밤이

숨 고르며 나직이 건너온 좋은 아침이다


계절 안에 머무는 남루한 그림자가

젖 먹던 힘을 내어 한 걸음 두 걸음 휘청거려 보는  좋은 아침이다


좋은 아침그렇게 오는 중이다



[그럭저럭 시 열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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