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쓰는 첫 문장]
그때 나는 미안한다는 말을 삼켰다
그때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삼켰다
쏟아지는 분노를
멍하니
맞는
말 없는 공기
차가운 숨
텅 빈 눈
돌아서는 뒷모습에
울음이 터진다
미안하다는
말은 묻는다
내가
조금만 더
단단했더라면
조금만 더
지혜로웠더라면
너는
더 짙게
더 크게
피었을텐데
이미 늦었을까
지금이라도 닿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너는 자란다
그림자를 지나
나를 넘는다
너의 침묵에서
나도 자란다
더 긴 팔로
더 넓은 걸음으로
뒤에서
함께 걸을게
길을 잃어도
같이 헤맬게
혼자도
괜찮아질 때까지
언제나
여기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