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의 정원에 갔다네


나는 사랑의 정원에 갔다네

애벌린 윌리암스의 작품 < 나는 사랑의 정원에 갔었네 >


나무와 나무 사이 포옹하는 사람들이 있다. 눈을 마주하고 볼을 어루만지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서로의 얼굴과 얼굴에 최대한 다가가기 위해 온 몸을 밀착한다

사랑의 정원에 초대된 이들 사랑 때문에 눈이 멀어버린 것일까

에벌린 윌리암스의 그림에 등장하는 어떤 남녀도 웃고 있지 않다.

사랑이란 모순 형용의 단어. 심장의 언어. 사랑의 정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 사랑을 속삭이는 이들의 표정은 역설적으로 이별을 이야기하는 연인들의 표정처럼 보인다. 비장함이 감도는 눈빛. 두 번 다시는 함께하지 못할 것 같은 그들의 눈빛은 절박한 사랑을 보여준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것 외에 손을 뻗어 존재를 확인하는 몸짓. 사랑은 눈빛에만 있지 않고 손끝에도 있다. 부딪는 볼과 볼 사이에도 사랑은 있다. 사랑의 정원 나무와 나무 사이 사람 나무들이 서있다. 서로의 눈빛에 영원히 새겨두기라도 할 듯 절박하다. 눈동자 속에 비치는 자신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눈동자 속에 다른 이의 흔적이 자리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오직 서로만을 응시한다.

그들의 표정에서 읽히는 언어는 '절박함'이다. 마주하는 눈동자 속에 내가 없을 때 내 사랑은 끝인지도 모른다. 눈동자 속에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이 들어차 있을 때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의 정원에 갔었네'라고 화가는 과거형 제목을 붙여놓았다. 지금은 갈 수 없는 '사랑의 정원'이라는 의미인지 모르겠다. 갈수만 있다면 언제든 사랑의 정원에 가고 싶다. 사랑의 정원은 애틋한 남녀만의 사랑을 위한 곳만은 아닐 것이다

삶을 '살아감'이라 적고 나는 '사랑함'이라 읽는다. 사람은 본디 자기 안에 있는 것만을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다고 했다. 내 안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랑의 정원에 초대받은들 사랑을 나눠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의 정원 나무들은 사랑의 속삭임을 먹고 자란다. 사랑의 정원 나무들은 사랑하는 이들의 숨결과 온기를 먹고 자란다. 몇 방울의 눈물과 사랑의 아픔을 먹고 자란다.


그때 사랑의 정원에 갔었네.

언젠가 또다시 그곳에 갈 수 있기를....

사랑에 주린 이들.....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춤을 출 때 그것은 기도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