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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강 위에 돌덩이와 함께 묶여 버려진 강아지

이름을 떡국이라 지었다고 한다


얼어붙은 강 위에 돌덩이와 함께 묶여 버려진 강아지의 이름을 ‘떡국’이라 지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 오후 4시 30분. 경기도 화성에서 한 남성이 새끼 강아지와 얼어붙은 강 한복판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강아지 목에 감겨 있던 노끈을 돌덩이에 꽁꽁 묶고 있던 것이다. 이후 이 남성은 혼자 강을 빠져나왔다.     

목격자가 바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강아지에게 갔을 때 이미 남성은 사라진 뒤였다. 무거운 돌덩이 때문에 강아지는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 목격자는 강아지를 강 밖으로 빼냈고,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목격자도 “강아지가 젖은 채 울고 있었다. 얼어 죽길 바라거나 강이 녹아서 돌이 떨어지면 강아지도 같이 물에 떨어져 익사하게 하려고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도로시 지켜줄개’는 새해 첫날 구조된 이 강아지의 이름을 ‘떡국’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단체 측은 “새해 첫날 주인에게는 버려졌지만, 떡국이에게 무서운 기억을 지워줄 사랑 넘치는 좋은 가족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

                                                                                                       < 조선일보 기사 발췌 >


떡국처럼 새하얀 강아지가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 발버둥 친다. 돌덩이를 묶어 놓지 않았더라도, 얼어붙은 강 위를 무사히 걸어 나온다 해도 영하의 날씨에 강아지는 오래 지나지 않아 얼어 죽을 것이다.

새해 둘째 날... 우연히 뉴스를 검색하다 올라온 동영상에 가슴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나는  동물 복지에 대해서도 필요는 하지만 (반려) 동물 복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굶어 죽는 사람들의 복지가 더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하기에 개 전용 해수욕장이라거나 개 전용 호텔이라는 것을 검색하다 보면 마음이 씁쓸해지곤 했다. 

물론 한 마리 동물의 생명이나 사람의 생명이나 신의 저울에 달고 보면 생명의 무게는 같을 것이다. 저마다 생각하는 것은 다를 테니까...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이든 사육되는 동물이든.... 사람이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복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떡국이는 꽁꽁 얼어붙은 얼음 위에서... 죽음의 강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새끼 강아지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돌을 노끈에 매달아 두고 떠난 사람.... 잔인하다는 생각 외에는 들지 않는다.   무언가를 키우고 돌본다는 것은 ‘책임’이 동반된다. 무언가를 키움으로써 받는 즐거움과 기쁨, 위로 보다는 키우는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솔직히 더 많이 든다. 

올해부터 나는 우연히 대형 앵무새를 한 마리 키우게 되었다. 사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털 알레르기도 있거니와 집안을 날마다 청결히 치운다는 것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고 적당한 산책, 놀이를 같이 해 줄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앵무새를 위해 거대한 새장을 주문하였다. 새도 자주 새장 밖으로 꺼내 충분히 놀아주어야 하지만 내가 새를 감당할 만큼(날카로운 새의 부리를 ) 용감하지가  않아서 그리하지 못한다. 대신 새장 청소와 먹이, 물 관리는 철저히 해주고 있다.

사람 말을 가르치는 것도 새와 나 사이에 어느 정도 레포가 형성되어야 가능한 일이니 아직 새는 사람이 하는 단순한 말도 하지 못한다. 아직은 어린 새다.

새장을 치우다 새와 눈이 마주칠 때 새는 나를 고요히 바라보고 있다. 새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새를 최대한 사랑해주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를.... 내게 온 생명이니 온 정성을 다해 돌보아줄 생각이다.     


5000송이 장미보다 별에 두고 온 한 송이의 장미가 소중한 이유는 정성을 다한 시간 때문이라고 어린 왕자에 나온다. 자기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생명들... 우연이든 필연이든. 자기에게 온 생명을 돌보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사람에게는 있다.     

떡국 이를 돌에 매달아 두고 떠난 사람... 대체 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겨울의 한 복판이고 강아지를 유기한 곳은 얼어붙은 강 위다. 게다가 강아지가 끌고 이동할 수 없을 만큼의 돌을 매달아 두었다. 두렵고 무섭다. 

새해 첫날 버려진 떡국이에게 얼음 위에서의 사투는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부디 좋은 새 주인을 만나기를.... 얼음 위에서 공포를 말끔히 씻어줄 그런 아름답고 선하고 지극히 마음 따뜻한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 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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