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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어떤 것이든 우리가 '희망'을 희망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운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마이클 시한 마국 코넬대 교수 연구팀은 생쥐 100마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운의 효과에 과학적으로 접근하였다. 560제곱미터의 넓은 공간에 어린 생쥐 100마리를 풀어놓고 무선 주파수 인식장치를 이용해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성체가 될 때까지 추적했다. 타고난 능력을 차이가 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유전자가 비슷한 근친 생쥐를 이용하였다. 어린 생쥐들이 스스로 살아가면서 터득하는 행동 양식 등의 관찰을 통해 ‘운’의 영향을 입증해보려 한 실험이다.


실험용 공터에 16개의 먹이 섭취 공간을 설치해 놓고 관찰한 결과 수컷 생쥐는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놓고 경쟁을 한 반면 암컷 생쥐들은 별다른 영역을 만들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먹었다. 생쥐들의 모든 행동을 정량화해서 성장 단계에 맞게 분석하였는데 ‘탐색영역의 너비’와 ‘ 사회적 연결의 복잡성’을 핵심 사항으로 설정했다.

수컷 암컷 생쥐 모두 탐색 영역의 너비와 사회적 연결의 복잡성은 개체마다 특징적 패턴을 보였다. 유전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던 생쥐들이 성체가 되면서 다양한 성격과 행동을 보이는 생쥐로 달라졌고 이런 성향들이 고착화되었다.


연구팀은 ‘경쟁적 되먹임’ 모델로 위에서 얻어진 결과를 설명한다.

‘경쟁적 되먹임’이란 먹이 경쟁에서 승리한 경험 때문에 해당 생쥐가 현재 성격을 더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경쟁적 패배에서 생쥐는 새로운 행동양식을 보이고 새로운 성격을 형성한다. 어린 시절 비슷한 유전자를 지닌 생쥐들이 살아가면서 마주한 어떤 것에 의해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특성을 강화시킨 것이다.

여기에서 ‘어떤 것’을 ‘운’이라는 것으로 연결 지어 보면

100마리 생쥐 중 우연히 먹이 섭취 공간을 자신의 소유로 장악하게 된 생쥐는 ‘경쟁적 피드백에 의해 주도적으로 또 다른 ’ 운‘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반면 먹이 습득이나 행동반경 점유에 있어서 어떤 요인에 의해 밀려난 생쥐들은 그로 인해 더 주춤하게 되고 ’ 어떤 것‘을 얻으려는 행동이 약화될 것이다.

우연히 얻게 된 ’ 어떤 것‘은 경쟁적 되먹임‘ 기작으로 행운이 되거나 불운이 되어 생쥐의 행동, 사고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우연히 얻게 된 어떤 것이 이후 생쥐의 삶을 결정한다.


연구진은 이 실험을 통해 경쟁적 되먹임 기작을 통해 우연히 얻게 된 어떤 것 (운)이 강화되는 것을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는 유전적 요인이 아무리 비슷하다 하여도 100마리의 생쥐가 보이는 특성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머피의 법칙이든 샐리의 법칙이든 우리의 사고가 다음 행동을 불러오는 것, 결과를 강화시킨다는 것은 분명하다.

새해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나는 우연히 획득된 어떤 '것'에 대해 어떤 식의 피드백을 하고 있는 것일까... 좋아하는 것일수록 더 지속적인 반복을, 싫어하는 것일수록 회피하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본능적 특성이다.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것을 더 지속해서 얻어지는 것, 싫어하거나 자신 없는 것에 집중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둘 다 좋은 운을 만든다. 싫어하는 것이라 하여 회피하는 것은 부정적 강화를 불러올 것이다.

<노인과 바다>에서 산티아고 노인이 말하지 않았던가.. ‘희망하지 않는 것은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우연히 얻게 된 어떤 것이든, 지속적인 노력이 만들어낸 것이든...

우리가 그것을 ‘희망’을 희망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 눈이 녹지 않은 길과 눈이 녹은 길... 삶도 마찬가지다.

날마다 같은 해가 내리쬐고 같은 바람이 불어도

터를 잡은 곳에 따라, 자신이 강화하려고 하는 것에 따라 고착되는 것...

길고양이 한 마리 웅크리고 있다.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는데... 이 싸늘한 저녁. 바람이 거세지는데 길고양이에게 우연히 찾아온 어떤 ‘것’이 부디 좋은 것이기를 바란다.

어찌 되었든.... 생명이 아닌가......./려원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2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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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수집가의 시간>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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