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춤추라, 사랑하라, 노래하라, 일하라, 살라!

인생의 정언 명령 같은 단어를 바라보는 아침이다.

춤추라. 사랑하라, 노래하라, 일하라, 살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인간은 자연의 변덕이다.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생명체다. 인간은 자연에서 사는 동시에 자연을 초월하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과거, 미래를 자각한다.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적으로만 살지 않는다. 자연에서 거의 뿌리 뽑힌 존재이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내가 아는 한 이것은 모두 다 결국 한 가지 질문이며, 그 질문에 대한 대답도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소수의 대답이 인류역사를 거치며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되풀이되었다. 인간은 그 소수의 대답을 때로는 이런 형태, 때로는 저런 형태로 개념화했으며, 똑같은 형태를 반복하며 등장한 대답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모두는 대답해야 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우리가 내놓는 대답에 좌우된다.

-에리히 프롬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부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감정, 다시 말해 기쁨도 의미도 없는 삶을 살았다는 감정과 함께 살아난다. 진정으로 사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존재와 내면 활동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가진 것(물질적 소유, 사회적 지위, 명령, 권력 등)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나는 내가 가진 것’이라는 모토를 지향한다. 그들의 자기는 가진 것의 총합이며 가장 값비싼 소유물은 자신의 자아, 자기 자신이다. 그들이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아니라 가장 값진 것, 즉 자기 자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다.

온전히 살지 못하는 사람, 자기 자신으로 가득 차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자아를 초월한 사람은 실제로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에리히 프롬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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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제4부 존재의 변주곡. 불과 재의 변주 P 255~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어렸을 때는 내게 사랑하는 힘이 넘쳤지만 이제는 그 사랑하는 힘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첫 부분


이 책을 펼쳤을 때 전율이 일었다.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는 도나 마르코바의 시와 한나의 목소리가.... 그리고 내 안에 잠복해 있는 내면 아이의 목소리가 겹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은 죽음마저도 두렵지 않을 것이라는 프롬의 말,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는 프롬의 말을 생각하는 아침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 곁의 문구들이,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문구들이 나의 일상을 응원한다.


버거울 때, 지칠 때도 있지만

인생이 그러하지 않은가.... 후진이란 애초에 없는 것이니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알프데르 디 수자의 시로 다시 힘을 얻는 7월 아침이다.

비가 잠깐 내렸다고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새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춤추고, 사랑하고, 노래하고, 일하는 것은

결국 ‘살라’... 제대로 살아가기 혹은 살아내기 위해서가 아닌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나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만들어져 갈 것이니... /려원


<빨강수집가의 시간> /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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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학 개론을 읽는 시간> / 수필과 비평사/ 려원 산문집/ 2022

2022 아르코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2023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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