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추도사 Jul 10. 2023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보다 더 뿌듯한 타이틀

마라톤 24년 차 생활체육인 강윤영

운동의 세계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다. 문고리를 잡았을 뿐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나 몰래 커다란 세계에서 왁자지껄 놀고 있다. 그 세계에 발을 디디면 그전에는 외면하거나 보지 못한 게 보였다. 주말의 행복은 늦잠이었다. 근데 러닝이란 문을 잡아당기고부터 새벽부터 마라톤 대회장으로 향하는 인파에 가담하게 됐다.


그 인파 속엔 이상한 나라의 흰 토끼같이 더 큰 세계로 가게 하는 이들도 있다. 나에겐 그 사람은 강윤영이었다. 세계 6대 마라톤, 울트라마라톤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려줬다. 인간이 가장 멀리 달릴 수 있는 게 42.195km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이봉주 같이 선수들만 뛸 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녀는 매주 다양한 마라톤 대회를 뛰고 풀마라톤 그 이상을 달렸다. 나는 뒷산 5km를 뛰고 만족했는데 더 큰 세계를 알고 꿈을 꾸게 됐다.


근데 달리고 나면 좋은데, 달리기 전엔 두렵고, 달릴 땐 힘들어서 후회했다. 그때마다 강윤영은 어떨까 궁금했다. 수많은 달리기 이력을 쌓기 위해 고통을 참으면서 하는 건지, 도대체 얼마만큼 뛰면 웃으며 뛸 수 있는지.


photo credit for @smile.runner

- 인스타 아이디가 스마일러너예요. 웃고 뛰어서 그런가요?

귀한 인연이 지어준 닉네임이에요. 철인 선수들과 훈련을 한 적이 있어요. 운동을 마치고 모두가 제 첫인상을 ‘웃으면서 운동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때 식사를 사주셔서 간식으로 에너지바를 보냈는데 그쪽에서 감사표시로 칠판에 크게 '스마일 러너(@smile.runner)'라고 써서 사진을 보내줬는데 감사하고 맘에 쏙 들어서 아이디를 바꿨어요.


 이후 2019년 고비사막을 뛸 때, 주최 측에서 사진 찍는 스테프들이 저에게 'Smile Lady'하면서 지나가는 거예요. 속으로 '내가 스마일 러너인걸 어떻게 알았지'했어요. 근데 3일 뒤 또 그 스테프를 만났는데 'Smile lady is always smiling'이라고 말하면서 지나가는 거예요. 대회가 다 끝나고 그 스테프에게 제 인스타 아이디를 보여주면서 '나 스마일러너인걸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었는데, 그냥 웃고 있어서 그렇게 말한 거라고 했어요.


달리다 보니 웃는 얼굴 상으로 변했어요. 달리기를 하면서 생활 태도가 변했거든요. 달리다 보면 철인 선수들과의 에피소드처럼 웃을 일이 생겼거든요.


- 마라톤 대회를 매주 나가고, 계절마다 해외 마라톤도 가는데, 설마 직장인은 아니죠?

 직장인이에요. 하고 싶은 일 하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해요. 삼성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IBK투자증권에서 10년여간 바쁘고 치열하게 살았어요. 그 이후에 2년간 자체 안식년을 보낸 이후, 계속 금융 쪽에서 일하고 있어요.


-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마라톤을 스케줄을 소화해요? 회사에는 비밀로 하고 계시죠?

 운동을 자주 하니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러닝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추구하는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그런 삶을 계속 살 수 있도록 환경은 바뀌고, 기회는 생겨요. 어떤 조직은 팀원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 에너지가 분산돼 부정적으로 보는 곳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일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해요. 한 때, 회사에서 야근하고 동시에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근데 해보니깐 저는 적당히 벌고, 달리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일들을 맡게 되기 전 솔직하게 구성원에게 생각을 공유했어요. 이런 모습에 오히려 임원진이 더 신뢰를 했어요. 대표님은 삶에서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해야 회사도 잘 된다며 좋아하는 것이 뭐냐고 질문하셨어요. 업무를 유동적이게 할 수 있고 제 삶의 우선순위를 존중받을 수 있는 회사라는 걸 알고는 처음 입사할 때 조건을 따지지 않았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전 직장 동기들은 제가 해외 마라톤을 다니고,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걸 보면서 너무 부럽다고 그래요. 근데 친구들도 할 수 있어요. 다만 친구들은 연봉, 저축 등 재테크를 선택했고, 저는 적당히 벌고 자유롭게 사는 걸 택했을 뿐이에요. 돈도 많이 벌고, 업무도 유동적인 회사는 없죠. 선택해야 해요. 그래서 행복한 것을 선택하고 따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두 가지 모두가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직장과 그래서 지금 직장과 뛰는 삶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 고비 사막 마라톤을 하면서도 웃으셨나요?(사막 마라톤은 일주일간 참가자들이 식량이나 침낭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자급자족하며 250km를 달려야 하는 극한 대회다)

 그럼요. 사막 마라톤도 우연과 감사함의 연속이었어요. 사막 마라톤은 어릴 적 다큐를 보고 알았어요. 그때도 '언젠간 해보고 싶다', '근데 저런 대회 나가는 사람은 정해져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오세진 작가(@healing.jin)와 근황을 주고받다가 얼마 뒤, 고비사막 마라톤을 간다는 거예요. 그 말에 가슴이 막 뛰면서 ‘나도 갈래’ 해서 같이 가게 됐어요.


 사실 사막 마라톤은 돈과 필수장비 때문에 많이 고민했어요. 250km라는 긴 레이스는 어떻게든 뛸 수 있다 생각했어요. 근데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건 첫날과 마지막날 호텔 그리고 레이스 중 마실 물과 텐트뿐. 나머지 필수장비(침낭부터 배낭), 항공권 등 모든 걸 준비하고 짊어지고 가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참가비부터 항공권까지 예산을 총 1천만 원 정도 잡아해요. 특히 배낭, 침낭, 이것저것 다 해도 최소 300만 원은 써야 할 거 같더라고요. 장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할 때, 옛 인연이 나타나 자기 장비를 기꺼이 모두 빌려주면서 해결 됐어요.


 그 친구와는 몇 번 러닝을 한 게 인연의 전부였는데, PCT(Pacific Crest Trail Long Distance Permit의 약자로 미국 종단 트레킹 챌린지다)를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간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 친구가 전시회를 열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PCT에 도전하는 용기를 응원하고 싶어서 그림을 하나 샀어요. 근데 한참 뒤, 제가 고비사막으로 장비로 고민을 할 때, 우연히 친구가 같은 동네로 이사를 오고 먼저 기꺼이 장비를 빌려주겠다고 해서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됐어요. 그때 깨달았죠. 뭔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꼭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다는 걸요. 덕분에 정말 즐겁게 뛰다 왔어요.


Photo by @jesseyoo_dessert


- 250km를 뛰어야 하는 고비사막 마라톤을 뛸 때, 힘들어서 후회한 적 없나요?

저는 또 가고 싶어요. 가기 전에는 큰돈이 들어 망설였는데, 그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즐겁고 재밌게 뛰었어요. 진귀한 경험도 많이 했고요. 고비 사막 마라톤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에요. 우선 핸드폰 없이 뛰었어요. SNS이 없으니 세상과 동떨어져,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있어요. 그것도 하나의 여행이고 모험이에요.


그리고 야생 체험을 해요. 화장실이 없어요. 대회 내내 여기저기 다른 사람의 뒷일 처리하는 걸 봐서 남의 엉덩이를 봐요. 근데 거기선 하나도 안 부끄러워요. 모두가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해요. 씻지도 못해요. 못 씻어서 끈적끈적한 몸상태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요. 첫날엔 동전 물티슈로 어떻게 닦으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내 모두가 원초적 라이프에 적응해요. 7일 넘게 이 원시적인 삶을 살다 보면 하면 우리가 평소 남을 의식하고 산다는 걸 알게 되죠. 그리고 대회 끝나고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따뜻한 자리에서 잘 때, 모든 것이 감사해요.

Photo credit for @smile.runner

- 고비사막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풀 마라톤을 뛰고 근육통이나 부상은 없나요?

  모든 마라톤 대회 때, 항상 그날 컨디션의 70~80%의 에너지만 써서 뛰어요. 내가 편한 속도로 뛰면 즐겁게 뛸 수 있고, 대회 끝나고 고통스럽지 않아요. 그래서 기록을 목표로 뛴 적이 없어요.


 사막 마라톤에서도 매일 주어진 거리를 완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즐겁게 뛰었어요. 대회 끝나고 발에 물집이 거의 없었고, 구급약이 있었지만 쓸 일이 없었어요.


 꾸준히 연습하는 거북이는 한 번에 하려는 토끼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레이스를 뛸 수 있어요. 큰 대회 때마다 24년 동안 꾸준히 뛴 것이 빛을 발하는 걸 느껴요. 또 순간을 즐기는 게 목표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로에서 아이들이 응원해 주면 하이파이브하면서 달릴 정도로 에너지를 조절하면서 달려요.


- 무엇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나요? 두려울 때는 없나요?

부모님의 영향이 인 거 같아요. 부모님이 선하고, 항상 베푸려는 분들이었어요. 저는 20대에 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단 한 번도 ‘난 왜 이렇지?’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부모님을 병간호할 때도 ‘부모님이 날 다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병원비를 낼 수 있는 경제적 안정이 돼 정말 감사하다’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현재의 감사함을 생각하면서 살아요.


- 여자는 생리할 때 운동이 안 좋고, 몸에 무리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생리할 땐 마라톤을 뛰나요?

저에게 마라톤은 일상이에요. 사람마다 통증과 예민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뛰어요. 우리가 전날 술 마셔서 속 쓰리다고 다음날 출근 안 하는 거 아니잖아요.


언제부터 생리통이 없어졌는데,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게 된 시점부터 인 거 같아요.   


- 해외마라톤과 우리나라 마라톤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해외는 러닝을 그냥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거요. 그래서 러닝이 일상인 사람이 많다보니, 러너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 돼 있어요. 해외 6대 마라톤을 뛰면, 피니쉬 라인에서 저와 비슷한 기록의 주자들이 정말 많고, 여자 러너도 정말 많아요.


 대중의 응원 규모도 달라요. 해외 메이저 마라톤은 응원 줄이 세 겹 정도 돼요. 응원하기 위해 아이들이 부모님의 목마에 타있어요. 젤리나 과일을 갖고 와 주자들에게 건네기도 하고, 주로가 마당 앞이라면 지나갈 때 물을 뿌려요. 자발적으로 응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는 그만큼 러닝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예요. 우리는 마라톤을 하면 거리에서 주최 측과 운전자 간 실랑이가 벌어지죠. 서울 큰 대회라도 듬성듬성 주요 포인트에만 응원단이 있어요. 사람이 주는 응원에너지가 크잖아요. 해외는 러너가 마라톤 대회에서 뛴다는 이유만으로 존중받고 축하받는 문화가 있다 보니 누구나 가볍게 러닝을 시도하고, 꾸준히 하다 보니 잘 뛰는 사람의 비율이 쌓이는 거 같아요.


- 우리나라 러닝문화도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해외 마라톤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있겠어요.

 대중이라면 우선 잘해야 한다는 목표를 놓고 그저 즐기면 좋겠어요. 우리는 어릴 적부터 잘해야 한다는 획일적인 목표에서 살아왔잖아요. '잘하는 사람'에게 주목이 가요. 최근 젊은 사람들이 러닝을 시작하면서 잘 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잘 뛰는 것도 좋지만, 남들이 좋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운동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내가 빨리 달려 기록 경신하는 게 행복이라면 그렇게 하면 되지만, 남들이 기록이 좋으면 호응이 높아지니깐 남의 시선에 맞춰 나는 힘들고 괴로워도 결과를 위해 운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천천히 뛴다고 해서 노력을 안 하는 게 아니라 각자 방식으로 즐기는 거니 그 자체를 존중해 주고요.


 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의 몸과 일상을 가진 사람들이고, 저마다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속도가 달라요. 자신의 속도로 꾸준히 하다 보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어요. 그리고 오래 뛰면 더 큰 경험을 할 수 있어요.


- 24년간 러닝과 운동을 하면서 수많은 타이틀과 이력을 갖게 됐어요. 그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타이틀은 무엇인가요?

일상 매 순간을 즐기고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라는 거요. 사람마다 재밌는 게 다르잖아요. 어떤 사람은 미술이 될 수 있고, 누군 피아노가 될 수 있고요. 저는 지금 러닝이에요. 어떤 날 갑자기 러닝보다 더 재밌는 걸 발견하면 그걸 할 거예요. 저의 목표는 러닝을 하는 것이 아닌, 매 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니깐요. 그 태도가 중심이에요.

photo by @lululemon

- 24년 계속 달리면 삶에 어떤 것을 믿게 되나요? 또는 어떤 철학이나 신념이 생기게 되나요?

현재에 집중해야 상상조차 못 하는 엄청난 걸 이뤄낼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버킷리스트나 목표가 없는 편이에요. 대신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해요. 달리기를 처음 한 이유는 그냥 즐거웠기 때문이에요. 이후에도 5km '완주'한 것에 행복했어요. 첫 풀 마라톤도 4시간 50분 만에 완주했고 해냈다는 성취감이 좋았어요. 그렇게 계속 뛰니, 해외마라톤을 알려준 사람을 알게 됐고 사막 마라톤,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했어요. 또 데상트 코치를 할 기회도 생겼고, 지금은 룰루레몬의 엠베서더가 됐어요. 글로벌 엠베서더와 함께 'FURTER'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년엔 6일 동안 뛰는 울트라 마라톤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달려온 길은 처음 출발선에 섰을 때, 목표로 세울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상상조차 못 하는 세계였으니깐요. 그저 매 순간 행복한 것에 집중했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니 직장도 관계도, 기회도 삶을 더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이 만들어졌어요. 처음에는 우연이 한두 번이었다가 언제부턴가 우연의 빈도가 잦아지고 그 행복의 크기도 곱절, 제곱 커졌어요. 앞으로도 상상하지도 못한 재미난 일들이 펼쳐지겠죠. 그래서 인생이 정말 재밌어요.


Photo credit for @smile.runner

올여름 엄정화가 제2의 전성기를 찍었다. 엄배우는 유퀴즈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차정숙이 요행을 바라지 않고 어떤 길이던 자기가 행복한 것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강윤영을 떠올렸다. 그래서 인터뷰를 제안했다.


작년 그녀를 처음 만난 날, 참 신선했다. 난 ‘여자', '직장인'이라는 선을 그려 러닝의 한계를 정해놨다. 뭔가 무리를 하면 여자몸 상할까 봐, 너무 많이 운동하면 일할 에너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아니었다. 그래서 여자 직장인이 자신의 행복의 그릇을 넓혀가는 '비법 노트'가 궁금했다. 근데 인터뷰하고 나서 더 알쏭달쏭해졌다. 윤영 님은 그녀의 행복 비법만 알뿐, 내 행복의 비법은 내가 찾아야 하니깐. 그게 뭘까 생각하면서 인터뷰 글을 썼다가 뛰다가 반복하던 열흘이었다.


달리기는 내가 정확하게 언제 행복한지 정확하게 알려줬다. 무더운 여름, 그래도 굳이 달리는 이유는 스스로 동력과 바람을 만들어내는 순간 때문이다. 기계도 고장 나는 습도, 하지만 내 몸은 부드럽게 관절을 움직여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낸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지만, 뛰면 작은 바람이 몸을 스친다. 스스로 동력과 바람을 만들어낼 때 행복하다. 달리다 보니깐 알았다. 난 스스로 뭔갈 만들어 낼 때 행복하다는 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