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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추도사 Sep 30. 2020

여자 등린이를 위한 등산 입문서

2030 등산 여대장이 소개하는 초보 등산러가 알아야할 4가지

가을은 등산의 계절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젊은 사람들에게 등산은 '부장님'이나 하는 '무료한 취미'였다면,

요즘 힙스터들은 산 정상에서 만난다.


지난 2년간 수많은 여자 등린이들을 산행길로 인도하는 등산대장을 자처하고 있다.

등산 꿈나무들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비슷한 질문을 한다.

옷은 뭐 입고 가야 해? 생리하는데 가도 돼? 살은 빠져? 등등

그동안 여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및 참고하면 좋은 것들을 4가지를 정리했다.


그럼,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이번 주말 첫 등산을 준비하는 우리 여자 등린이!

아래 내용 잘 숙지하고 우리 산에서 만나요!(찡끗)


1. (식량) 아침밥은 꼭! 공복 운동은 절대 안 돼!

산행시 가장 신경 쓰이는 동호회 회원님은 '공복으로 오신 분'이다.

등린이와 처음 등산할 때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유형이다. 초반 10분도 안돼서 유난히 힘들어하거나 초점을 잃은 이들의 모두가 하나같이 밥을 안 먹고 왔다고 한다.


등산은 든든하게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

수많은 운동 인플루언서들이 아침 공복 유산소가 살빼는데 최고라고 외친다.

근데 등산할 때는 공복으로 시작하면 절대 안 된다. 정말로 쓰러질 수 있다.


특히 이분들이 대장입장에선 곤란한 이유는

내가 가진 식량을 준다고 하더라도 주전부리로는 에너지 보충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러닝이나 헬스는 근처 매점에서 뭘 간단히 요기하거나 바로 밥 먹으러 갈 수 있다.

반면 등산은 최소 3시간 아~무겠도 없는 산길에서 버텨야 한다.

게다가 등산은 오르막길을 걷는 운동이다 보니 에너지를 단기간 소비량이 높다.

단순히 간식이나 요깃거리를 줘도 금세 힘들어하니 신경이 쓰인다ㅠ

실제로 못가겠다고 자기 버리고 그냥 가시라고 하거나, 자기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하시겠다고 함ㅠ


덧붙여 대부분 공복으로 오시는 분들이(그놈의 다이어트 때문에ㅠ) 간식이나 정상에서 먹을 밥을 부실하게 싸온다.

추천하는 간식은 당을 확! 올릴 수 있는 양갱(할매할배 간식같지만 저의 원픽 간식), 포도, 바나나 등 당분이 높은 과일이다.

정상에서도 그동안 소비한 에너지 및 하산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 요깃거리인 김밥, 샌드위치를 꼭 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또 너무 많이 먹고 오르락내리락하면 몸이 무겁다.


등산도 꾸준히 3개월만 하면 아침에 밥 두 그릇을 먹고 산행을 해도

살이 빠지고 하체 근육이 생긴다.

공복 운동으로 단기간 살 빼려다가 건강을 잃을 수가 있다.


등산하는 날 아침은 든든히!

살은 천천히 꾸준히 등산하면서 빼는 것!


2. (장비) 레깅스도 등산 패션이다. 장비 구매는 최소 5번 이상 등산 후 사기

뭐 입고 가면 돼? 나 레깅스 밖에 없는데.

레깅스 입고 가면 된다. 레깅스의 얇은 두께 때문에 체온 유지가 어려워 위험하다고 하지만,

우리 초보자다. 보통 코스는 왕복 길어야 4시간짜리 코스. 그리고 초보 등린이는 아침이나 점심 산행을 하기 때문에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리도 었다.


나도 오히려 활동성이 편해서 한겨울이 아니 고서야는 레깅스만 입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2030 여성들의 등산 복장 트렌드가 궁금하다는 친구들에게 말해 주지면, 레깅스+긴 박스티(크롭티)다. 이 코디가 가장 많이 보인다.

하지만 등산은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누가 뭘 입었는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는 것.

무엇보다 산의 꽃과 나무 그리고 웅장한 바위 옆에 있으면 어느 누구나 예쁘다.

또 산을 감상하느라 서로의 옷 스타일은 정말 하나도 신경 안 쓰인다ㅋ(이건 정말 등산을 해야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뭔가 사야 할 거 같다며 장비 추천해달라고 한다.

그럼 스포츠브라와 발목까지 오는 두꺼운 양말을 추천한다.

스포츠 브라는 가슴을 잡아주기 때문에 운동성 향상을 높여줘 등산이 아닌 다른 운동을 하더라도 꼭 필요하기 때문에 추천한다.

발목까지 오는 두꺼운 양말도 하산 시 발목과 발바닥의 보호해 무릎에 충격을 줄여줘 추천한다.


그리고 꼭 '운동용'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운동화란 패션 신발인 반스나 수페르가, 오니츠카 타이거가 아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뜻한다.


등산은 맨몸 유산소 운동이다. 물 한병 운동화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실제로 초보 산인 청계산이나 관악산 인왕산에 가면 동네 아주머님들이 물한병이랑 양갱만 챙겨 올라가는 걸 볼 수 있다.


장비 구입도 등산을 너댓번 해본 뒤에 사는걸 추천한다. 등산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맞는 운동은 아니다. 무릎과 발목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운동일 수도 있다. 그리고 들뜬 마음에 시도했다가 금새 지겨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등산화나 폴 스틱 같은 경우 최소 10만 원은 한다.

가성비를 따져 봤을 때 5번 정도 초보 등산 코스를 한 다음에 정말로 계속 하고 싶다면 그때 등산화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3. (컨디션) 생리 때는 등산 자제

생리 1~3일째는 등산을 자제해야 한다. 생리 때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지만

생리 때 등산하면 그 후유증이 큰 데는 하체 관절에 큰 충격을 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생리 때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연골이나 뼈가 부드러워진다.

문제는 하산할 때, 상체의 무게가 무릎과 발목 등에 쏠리면서 평소보다 더 충격이 커진다.


평소면 자고 나면 회복될 무릎, 발목 하체관절이 일주일 이상 후유증이 지속된다.

실제로 생리 한창일 때 등산했다가 그다음날 하체 관절이 아그작 소리를 내기도 하고,

계단 하나 내려갈때 마다 너무 아파서 '다시는 생리때 등산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


등산 전 인원체크를 위해 등산을 가기로 한 여자 친구들과 연락을 했는데,

당일날 오늘 생리가 시작했다고 말하면,

오지 말라고 집에서 푹 쉬라고 말한다.

약속했던 등산을 못하는 건 약속을 어긴 게 아니라 생리는 자연적이고 조절할 수 없는 문제 이기 때문에 미안해할 일도 전혀 아니다.


어느 운동이든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깐.

앞으로 산 갈 날은 많다.


4. (준비) 스트레칭과 차가운 물 샤워 필수

등산 후 다음날부터 3~4일간 하체 쪽에 근육통이 심하게 온다.

근육통과 뭉침 현상이 길게는 일주일 이상 가기도 한다.


등산 전 스트레칭을 안 하거나 등산 후 집에 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증상이 더욱 증폭된다.


함께 등산한 친구가 운동을 잘 마치고 집에서 잘 쉬었는데 일주일 내내 근육통에 심하게 앓아서 고통받는 모습(계단 오를 때마다 힘들어하거나, 앉을 때마다 엉덩이 근육이 아플 때)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쌓였다.

등산 전,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고 냉샤워를 강조할 걸 자책하기도 한다.


사실 근육통은 운동으로 풀어주면 훨씬 회복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등산 후 다음날 아파도 헬스나 스트레칭 운동을 해, 뭉친 근육을 꼭 풀라고 한다.

또 샤워 시 근육을 풀어준다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는데, 찬물로 샤워가 좋다.

차가운 물로 몸을 씻으면 중추 신경계가 자극돼 근육을 풀어주고, 근육 내 통증 유발하는 젖산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도 보통 온탕 샤워를 잘 안 한다고 하니, 등산 후 찬물로 물을 적시거나 얼음찜질을 하면 다음날 근육통을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초보 등산러들이 참고 할수 있는 팁들 소개한 이전에 작성한 글을 소개한다.

1)등산, 어떻게 '시작'하냐고요?


등산이 5060 세대의 아재 운동이라 여겨져서 막상 젊은 층이 이 운동을 시작하려면

주변 친구들도 정보를 잘 모르다 보니깐 무턱대고 장비부터 사거나,

너무 쉽게 생각해서 제대로 된 운동화 없이 산길을 오르거나 공복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주변에 5060 아저씨 아주머니들 한 명씩은 있다. 부모님부터 회사에 부장님 등등 말이다.

주변에 일상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것이 나에게 가장 도움되는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혹 등산 좋아하세요? 제가 등산 가려고 하는데요(쭈볏쭈볏) 뭐 준비해야 해요?'라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이 갑툭튀 산이야기에도 흥분하며 본인이 아는 꿀팁을 마구 말해줄거다.

(산좋아하는 사람들은 갑툭튀 산이야기에도 등산별곡으로 대화 소재 전환가능)


나도 엄마가 가지고 다니는 장비 하나씩 쓰고 물어보면서 그 팁들이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정말 등산의 처음은 동네 뒷산에 물한병 들고 운동화 신고 올라가면서 시작되는 것.


그렇다면 이번 주말, 산에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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