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주, 화요일
자유 선택 활동 시간, 오늘의 간식은 고소한 쌀과자입니다.
오독오독 씹히는 소리가 교실 가득 울려 퍼지고,
아이들은 작은 손에 든 쌀과자를 아껴 먹기도 하고,
와작와작 크게 베어 물기도 하며 자신만의 속도로 쌀과자를 즐깁니다.
한참을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흐르던 중,
제게 다가오는 작은 그림자가 있습니다.
고개를 돌아보니, 입가에 쌀과자 부스러기를 잔뜩 묻힌 지호가 제 손을 꼭 잡고 올려다봅니다. 그리곤 자신의 작은 손에 꼭 쥐고 있던 쌀과자 조각을 제게 건넵니다.
"선생님, 이거 먹어."
조금 전까지 오물거리며 먹던,
제법 침으로 촉촉해진 쌀과자 조각.
지호는 반짝이는 눈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깔끔쟁이인 저도 마다하지 못할 눈빛.
지금 당장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지호의 이 귀한 나눔이 완성될 것만 같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아이의 손에 들린 눅눅한(?) 과자를 입에 쏙 넣습니다.
그 어떤 고급스러운 디저트보다 달콤하고 따뜻한 간식.
작은 조각 하나에 담긴 아이의 순수한 나눔의 마음.
지호는 제가 배가 고플까 봐, 혹은 자신과 함께 맛있는 것을 나누고 싶어서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간식을 내어준 것이지요.
저는 지호의 작은 선물을 정성스레 받아먹고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지호가 주는거라 더 맛있네~ 고마워."
우리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그렇게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눔'이라는 마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었네요.
유아기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점차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관계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 가는 시기이며,
3~7세 아이들은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사회적 상호성과 정서적 공감을 발달시킵니다.
작은 간식 하나를 나누는 행위는 단순히 물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과 공유하며 관계를 확장하는 중요한 발달적 경험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만 동시에 애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내어주기도 하며, 이는 자기 조절과 사회적 자아 형성의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나눔을 통해 아이는 ‘내가 가진 것을 줄 수 있다’는 능동적 경험을 하고, 상대방이 이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은 또래와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신뢰와 소속감을 강화하고, 협력과 배려의 기초를 다지게 합니다. 교사가 아이의 나눔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반응할 때,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존중받고 가치 있다는 내적 확신을 내면화하며, 이는 장차 사회적 유능감과 정서적 안정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유아기의 나눔은 단순한 물질적 교환이 아니라 정서적 표현, 사회적 상호성, 자기 효능감이 함께 자라는 발달적 토대이며, 평범한 하루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나눔의 순간은 아이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배우는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교육적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ㅣ 완벽한 선물보다 '침 묻은 조각'이 더 감동적인 이유는,
그것이 계산되지 않은 아이만의 순수한 진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