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의 '두 얼굴'

by 테라

3월 입학을 코 앞에 둔 요즘.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아이 손을 잡고 원을 찾는 '웰컴데이(welcome day)'가 열립니다.


앞으로 지내게 될 공간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미리 만나보는 시간으로

2시간 동안 그 분위기를 미리 맛보는(?) 시간이지요.


다른 친구들의 등원을 모두 마친 10시.

현관문에서 '딩동' 벨소리가 울립니다.


엄마품에 안겨 긴장된 모습이 역력한 아이는 선생님의 반가운 인사에도 긴장을 풀기는커녕,

엄마의 어깨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엄마 가지 마, 같이 들어가~"


"으앙~" 결국 터지는 울음을 뒤로하고 어머니는 마치 생이별을 하는 사람처럼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선생님, 우리 소희가 낯을 진짜 많이 가려서요. 저랑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잘 부탁드려요."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어머님의 눈빛.

마치 아이를 뗴어놓고 가는 게 큰 죄라도 짓는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는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세상 가장 편안한 미소로 아이를 안습니다.


"어머니, 걱정 마시고 다녀오세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전화드리겠습니다."


굳게 닫힌 현관문.

그 문 뒤로 남겨진 어머니의 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겠지만

지금은 잠시, 그 마음을 두고 아이를 안고 교실로 향합니다.


어디서 그런 괴력이 나오는지

안겨있는 내내 발버둥을 치며 대성통곡이었던 아이는


"이것 봐 여기 토끼 인형이 있네" " 여기 붕붕 자동차도 있다" " 여기 봐 우리 맛있는 요리 만들까?"


선생님의 쉴 새 없는 이야기에 시선이 멈추고 울다가를 반복하더니

어느샌가 '눈물 뚝' 본격적인 탐색전이 시작됩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눈물 젖은 볼을 소매로 쓱 훔치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소꿉놀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갑니다.


플라스틱 과일을 싹둑싹둑 자르는데 집중하는 아이 옆에 나란히 앉아

"냠냠 냠냠 냠냠냠" 음을 넣어가며 맞장구를 칩니다.


엄마라는 거대한 우주가 사라지는 순간,

아이가 느낄 두려움의 크기를 가늠하기는 어렵겠지만

엄마라는 따스하고 좋은 품과는 또 다른

즐거움과 놀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2시간의 눈물과 땀과 웃음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아니 열린다'


'딩동'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벨은 울리고

아까보다 훨씬 더 초조한 얼굴의 소희 어머니가 문 앞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희야, 잘 놀았어?" "엄마~~"

"아쿠 계속 울지는 않았어? 목이 쉰 거 같은데.."


이제껏 신나게 놀았던 소희의 웃음은 어느새 다시 울음으로 변해있습니다.


"어머니, 소희가 처음에 잠깐 울고 소꿉놀이랑 공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잘 지냈어요. 문득문득 눈물이 있기는 했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더 편해지고 즐거워질 거예요."


"정말요? 다행이다.."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희 어머님의 마음 한편에는 안심과 여전한 걱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주연배우는 '1인 다역'을 잘해주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은 엄마와 떨어질 때는 찐한 눈물을,

교실로 들어와선 즐거운 웃음이 더욱 환해질 테지요.


3월의 첫 등원 날.

오늘의 시간으로 조금은 덜 어색함으로, 익숙함과 즐거웠던 기억으로

엄마의 손을 놓고 선생님에게 달려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를 바라봅니다.


어머님. 부디 걱정은 문밖에 내려놓으세요.

문이 닫히면 아이들의 눈물은 마법처럼 마르고,

그 자리엔 호기심과 웃음꽃이 피어나니까요.


따스한 봄날,

활짝 열린 문 뒤에서 우리의 '주연 배우'들을 기다리겠습니다.





3~7세 유아기는 새로운 환경과 낯선 관계 속에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기이며, 부모와 떨어지는 경험은 발달적으로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와의 애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분리 상황에서 눈물과 저항으로 반응하는 것이 흔하지만, 동시에 또래와 교사. 새로운 놀이와 활동을 통해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며 사회적 적응력을 키워갑니다.


울음과 웃음이 교차하는 하루는 아이가 정서적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과정이며, 교사가 따뜻한 태도로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환경을 제공할 때 아이는 새로운 공간을 안전한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부모가 안심하고 기다려주는 태도 또한 아이에게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며, 이는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중요한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낯가림과 분리불안은 발달적 과제이자 성장의 징후로, 아이가 점차 교실을 탐색하고 놀이에 몰입하는 순간은 자기 조절 능력과 사회적 관계 형성이 확장되는 증거입니다.


결국 웰컴데이와 같은 경험은 단순히 적응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새로운 세계를 자신 있게 탐색하며 한 걸음 더 단단하게 나아가는 발달적 기회가 됩니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따뜻하게 지지해 줄 때, 아이는 눈물 속에서도 웃음을 피워내며 낯선 환경을 즐거운 배움의 장으로 받아들이고, 이는 앞으로의 등원과 학습에 긍정적인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반복되는 울음과 웃음은 아이가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발달의 길이며, 그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품고 새로운 관계와 경험을 통해 더욱 단단하게 자라납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ㅣ 엄마 앞에서의 눈물은 '사랑의 확인'이고,

선생님 앞에서의 웃음은 '성장의 증거'입니다.

이 두 가지 배역을 모두 소화해 내는 우리 아이들,

참 기특하지 않나요?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꾸만 뒤돌아보고 계신가요?

그 무거운 걱정을 문밖에 내려놓는 것,

그것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이 아닐까요?


ㅣ 아이의 울음소리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그 마음,

모든 부모님이 겪는 통과의례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 주세요. 아이의 눈물은 엄마를 그만큼

사랑한다는 고백이고,

뒤이어 찾아오는 웃음은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용기라는 것을요.

오늘 흘린 눈물만큼 아이는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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