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지 않지만,
시선을 잡아매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너는.
발 머리는 이미 다른 곳을 향하는데
마음은 뒤편 네게로 남아있다.
잔잔함을 담고 있는 네 얼굴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담아낼 수 없는 향을 머금는다.
긴 긴 세월에도
한결같은 네 미소는
완벽하지 않음이 매력이 되어
모난 내 마음마저 둥글게 품어준다.
발걸음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데,
자꾸만 마음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빛나는 새것이 아니라,
곁에 있는 듯 없는 듯 은은하게 온기를 내어주는 낡고 오래된 것들입니다.
이 시는 지난겨울, 경주에 들렀을 때
박물관에 자리 잡은 그 어느 유물보다 제 시선을 끌던 '얼굴무늬 수막새'를 떠올리며 이어간 글입니다.
손으로 빚은 얼굴문양에서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져 지금도 그때의 그 느낌이 내내 맴도네요.
세월을 이겨낸 것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훌륭한 위안이 됩니다.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소 앞에서 잠시 무장해제 되어 온전한 쉼을 누려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곁에도 모난 마음을 둥글게 감싸주는 다정한 미소 하나가 머무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