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트 정권의 대학살, 킬링필드의 잔상이 남아있는 나라. 요즘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더 유명한 나라. 2013년 11월, 시각장애인 용술씨와 나는 5박 6일 동안 캄보디아 정글과 산악 220km를 달렸다. 빗줄기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용술씨의 발바닥은 진흙탕에 쓸리고 부르터 만신창이가 되었다. 살을 파고드는 고통은 사치에 불과했다.
멕시코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조각상이 있다고 한다. 작품을 만들던 조각가가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을 잃게 되자 누구도 그 조각상이 완성되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생각을 뒤엎고 왼손으로 작업을 계속해 보다 훌륭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그 불굴의 정신을 기려 조각상의 이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지어 불렀다고 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한계를 가늠해 보기도 전에 쉽게 포기한다. 능력이 부족해서 포기하고, 자신이 없다고 포기한다. 용술씨에게 끝을 알 수 없는 수십 km의 밀림은 지옥의 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피눈물 나는 고통을 감내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가끔 용술씨를 만나면, 나는 내 몸이 건강한 것의 감사를 넘어 긍정의 힘과 결코 포기 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를 배운다.
경수생각 with
우리글진흥원 전임교수
청백봉사상 수상
사막오지 마라토너
전. 강북구청 마을협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