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사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인간의 원시적 본능을 따르게 된다면 노출된 다양한 시장 속에서 자극을 주면 반응하는 하나의 객체로 전락하게 된다. 원시적 본능은 데니얼 카네만이 말하는 시스템1의 방식의 사고방식에 가깝다. 인간의 뇌는 자동적이고 처리가 빠른 "시스템1"의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것이 인간 진화 메커니즘에서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반면 생각하면 알 수 없는 느린 "시스템2"의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걷는것과 동시에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급작스럽게 튀어나온 장애물을 잽싸게 피할 때 시스템1의 방식으로 사고한다. 흔히 얘기하는 생각보다는 반응을 한다는 것에 가깝다. 반면 걸으면서 67 x 45의 답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가던 길을 멈추어 서서 계산을 한다.
어려운 문제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2를 활용해야 한다. 인간이 진화를 하는 과정에 있어 투자라고 하는 것의 개념은 직관적이지 못하다. 뇌의 사고 메커니즘에서 가까운 시일에 얻을 수 있는 답은 명쾌하다. '일 1%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에 투자한다면, 내일 내 자산이 1.01배가 되겠어!'라고 가까운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축복받은 능력이다. 하지만 1년 뒤에는 내 자산이 37배가 된다는 것을 시스템1을 이용하여 직관적으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희귀하다.
간혹 시스템1을 이용해서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건도 보인다.
'비스포크 냉장고가 이쁘다 ↔ 삼성전자 주식이 오른다.'라는 판단을 하기까지 중간에 어떤 단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숨겨진 행간의 의미가 나의 능력 부족으로 보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기사의 프레임을 고려해본다면 공부를 한 시스템 2를 활용한 남편과 시스템1을 활용한 아내라는 의도를 내포한다.
투자를 할 때 시스템1과 시스템2를 활용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둘 다 이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투자군 중에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질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자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자신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영역을 시스템1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경험과 지식이 쌓이다 보면 시스템2가 동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자신의 투자 수준에 따라서 사용하는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스템2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스템1을 활용한 투자를 한다면 과연 하락하는 자산가치를 견디고 추매 할 수 있을까? 반대 상황에서도, 나의 평단가보다 더 높이 올라간 주식을 추매 할 수 있을까? 비싸다고 하는 것, 싸다고 하는 것은 과연 어떤 사고 체계를 통해서 나온 것일까? 파란색, 빨간색만 보고 기분이 흔들린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50%의 하락을 겪으면서 공포에 휩싸이고, 누군가는 세일 기간이라고 하며 공포라는 본능을 이겨내고 추매를 한다. 이 두 그룹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이 차이는 투자를 결정하게 된 흔들리지 않는 스스로 신뢰하는 가장 밑바닥의 믿음이 존재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2적 사고를 하는 것이 장기적인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2로 사고하게 되면 원시적 본능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 인간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스템2를 활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시스템2를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입술에 침 바르기: 10초
입술에 침을 바르면 자율신경계 내에서 교감신경의 활동을 억제하고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된다.
긴장감이 줄어들고 사고를 할 여유가 생긴다.
2 자릿수 이상 곱셈 하기: 1분
자신의 능력보다 조금 더 어려운 일을 억지로 한다.
알람이 꺼지는 조건이 사칙연산 문제를 풀어야 하는 앱(알라미)를 사용해서 교감신경을 억지로 깨운다.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판단하기: 1일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며 판단한다.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을 리셋하고 원하는 상태로 사고 회로를 디자인한다.
천재 경제학자이자 성공한 투자자인 케인즈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면 시스템1을 고려하여 시스템2를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스템1으로 만들어지는 사이클과 고평가 저평가 속에서 시스템2로 투자 선택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해 두었다.
소수의 투자자 편에 서라.
- 의견과 거꾸로 가는 것.
- 모두가 동의하면 투자 대상은 이미 너무 비싸져 있다.
- 타인의 동의를 얻고 싸게 사는 것은 양립할 수 없다.
집중 투자하라.
- 자기가 알거나 경영 방식을 믿을 수 있는 기업에 큰돈을 집어넣는 것.
- 분산 투자한다면 종합주가지수의 수익률과 비슷할 따름이다.
장기 투자하라.
- 본성은 근시안적이기에 멀리 있는 이득을 더 높은 비율로 할인한다.
신용 투자하지 마라.
- 99번을 성공했다고 해도 1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끝장날 수 있다.
하루하루 사장의 변동을 무시하라.
주식 가치 측정은 계량적으로 하기 어렵다.
- 정밀하게 측정해서 틀리기보다는 대충 어림짐작으로 맞히는 게 낫다.
싸게 사라.
- 저 PER: price(주가) / EPS (주당 순이익)
- 저 PBR: price(주가) / Book Value(주당 장부 가격)
투자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갈 때에도 시스템2를 의식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행동하는 대로 사고하는 것이 아닌 사고하는 대로 행동하는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고자 한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