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붕어

낚시 소설 붕어 - 포복 앞으로

by 한천군작가


화창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어느 봄날에 김 대리는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다름 아니라 저번 주 주말에 있었던 일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안았다.
그때 조차장님께서 한마디를 툭 던지고 지나가셨다.


"어이 김 대리 포복 앞으로... 하하하"


주위에서 모두 무슨 말이냐며 상민에게로 모였다. 그리고는 무슨 포복이냐고 난리가 났다.


"김 대리님 지난 주말에 혹시 유격 훈련받으셨어요?"
"아냐..."


대답을 회피하고 말았다. 아니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런데 조 차장님도 그렇지 포복을 뭐 혼자만 했나 둘이 같이 하고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조차장의 책상을 바라보았다.
"왜 포복 앞으로 하하하"
"에이 차장님도 함께 포복하고 뭐가 그리 재미있어하십니까?"


상민의 기억으로는 조차장의 오리 궁둥이가 너무 귀여웠었는데 조 차장은 뭐가 그리 웃긴지.

화창한 날씨 그리고 금방이라도 붕어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물색 모든 것이 다 좋은 상황 이였다. 상민과 조 차장은 낚시를 시작하려 했는데 동네 어르신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상민을 보고는 한마디 하였는데 그 말을 듣고는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어이 거기는 낚시하는 곳이 아이다 좀 있으모 단속반이 나온다 저 안으로 들어가서 하모 안 들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랬다 그곳은 낚시 금지구역 이였다. 이를 상민이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에는 물 보다 고기가 많은 곳이라 그 유혹을 피할 수가 없었다. 일명 상수원 보호구역 이였으니 두말하면 잔소리가 될 말이 아닌가.
어딘데 낚시가 금지되어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민은 장소를 아주 비밀스럽게 말했다.


"차장님 여기 진양호는 원래 상수원 보호구역이라서 낚시가 금지되어 있는 곳인데 어쩌죠"
"허허 그렇다고 우리가 붕어를 놔두고 갈 수는 없지 않아 아까 노인네가 말 한 곳으로 옮겨서 낚시를 하자고"


그래서 상민과 조 차장은 노인이 일러준 곳으로 이동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단속반으로 보이는 세 사람이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살피냐고 하겠지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고 사람은 없으면 당연히 의심이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때 조 차장이 말했다.


"어이 김 대리 엎드려 단속반 인 것 같으니까"


그 말에 상민도 모르게 진흙바닥에 엎드렸다.


"프... 흐... 흙이 입에 들어갔어요"
"히히히 그러게 조심해서 엎드리지"


그런데 단속반은 이상하긴 해도 사람이 보이질 않자 그냥 돌아갔고 두 사람은 다시 일어나 낚시를 하였다.


"우와 김 대리 이거 진짜 물 보다 고기가 더 많네 하하하"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얼마나 낚시를 못하게 했으면 고기들의 천국으로 변해 있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두 사람은 처음에는 각자 세대씩을 펼쳤는데 지금은 각자 한 대만 사용하고 있었다.
입질이 얼마나 자주 오던지.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편에서 단속반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행여 보일까 엎드린 것도 모자라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포복 앞으로 를 했다.
이게 낚시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또 한차례 단속반이 돌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 뭐하는 거요?"


이런 들킨 것 같았다. 상민은 조 차장의 얼굴만 바라 볼뿐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건너편 나무 아래에서 누군가 낚시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휴... 우 우리가 아닌가 보네"


조 차장이 한 숨을 몰아 쉬며 그렇게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또 한쪽에서 좀 전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저거 사람 아이가"

"어디"
"저기 나무 많은데 사람이 움직이는 거 같은데 아이가?"


이런 이번에는 진짜 들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또 한번 조 차장이 외쳤다.


"김 대리 포복 앞으로"


상민은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조 차장은 뭐가 그리도 심각한지 FM대로 포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번 상상을 해보라 배는 마치 임산부를 방불케 하는 일명 남산만 한 배에 엉덩이는 또 얼마나 오리인가 그런 비대한 몸이 포복을 한다고 생각을 해 보라. 상민은 속으로 "잘한다 에스 맨"그렇게 외치며 좀 더 안 쪽으로 포복을 했다.
그렇게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배는 배대로 고프고 목은 왜 그리도 마른지 하지만 조 차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꾹꾹 참고 있었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꼬르륵"거리는 배를 움켜잡고 누워 있었다.
상민은 이게 무슨 일이냐고 생각을 하며 한 숨을 쉬고 있는데 조 차장이 몸을 일으키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러며 상민에게도 담배를 권하며 말했다.


"설마 이 시간에도 단속을 하겠나 우리 이제 밥 묵자 김 대리 우리 가방 어디 있지?"
"가방이라니요?"


아니 그렇게 포복 앞으로 를 외치며 기어서 여기까지 오고 보니 어디쯤에 가방을 두고 왔는지를 몰랐다.


"이런 그럼 우리 가방이 어딜 간 거야?"
"그거야 차장님이 메고 계셨잖아요"
"내가?"
"네.. 에"


어지간히도 급했나 보다 조 차장은 혼자 살 거라고 그렇게 열심히 포복을 하더니 결국에는 가방도 분실하고 낚시는 낚시대로 못하고 한숨만 나왔다.
그런데 순간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인의 입으로 단속반이 이 시간에 무슨 단속을 할까 했으면서 다시 포복을 하며 기어가는 꼴이 어찌나 우습던지 그만 상민이 큰 소리로 웃어 버렸다.


"하하하하 차장님 이 시간에 무슨 단속을 한다고 그렇게 다시 기어가십니까"
"아 이것도 몇 시간하고 보니 습관이 되네 하하하"


두 사람은 한 참을 걷고 또 걸어 가방을 찾아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어... 찌가 이상해요 차장님"
"그러게 하하하 이거 대물 아냐?"


그러면서 챔질을 하였고 씨알 좋은 붕어를 낚아냈다. 진짜 물 보다 고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얼마나 낚시를 했을까 담배를 피워 물고 낚시를 하던 조 차장이 비명을 질렀다.


"으... 악"
"아니 차장님 왜 그러세요"


이렇게 말을 끝내기도 전에 상민은 손전등의 불빛을 조 차장 쪽으로 비췄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렇게 크게 보이던 차장의 배가 엉덩이가 축 늘어진 복어처럼 대롱거리고 있었다.
단속반이 조 차장의 목덜미를 잡아 달랑 들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걱정을 해야 하는데 상민은 웃음이 나왔다 진짜 영어 S자를 보는 것 같았다. 배는 뽈록 엉덩이는 툭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를 모르겠다 싶었는데 조 차장이 단속반의 손을 툭하고 치더니 바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찌나 빠르던지 어떻게 그런 속도가 나올까 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조 차장이 외쳤다.


"김 대리 뛰어..."


상민은 반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상민은 조 차장의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그렇게 도망자 아닌 도방자가 되어 달렸고 그 와중에도 조 차장은 살림 망과 낚싯대 그리고 가방까지 메고 달리는데 진짜 필사적 이였다.
단속반은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달리는 S맨을 바라보며 호각만 불었고 그리고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아이고 저 뚱띠 진짜 빠르네 누가 잡아 묵나 여기선 낚시하면 안 된다고 말하려고 그랬는데 저렇게 도망을 가노 하하하"


그랬다 그냥 경고를 하려고 또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 다가섰던 것인데, 그리고 조 차장의 목덜미를 잡은 것도 다름이 아니라 미끄러지는 조 차장을 잡는다는 것이 그만 그렇게 목덜미를 잡은 것이었는데 그걸 오해를 한 것이었다.
완전히 낚시를 망쳐 버린 두 사람은 깊어 가는 밤 달빛을 등 뒤로 하고 집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가 두 번 다시 이런데서 낚시하면 사람이 아니다"
"아이고 차장님 하고는 달리기 절대 안 할 겁니다 그리고 이번 직원 체육 대회 때 제가 차장님을 달리기 선수로 추천을 할 겁니다 하하하"
"뭐라고 하하하"


참 귀한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구나 하며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트렁크에서 파닥거리는 소리를 자장가로 생각하며 피곤함을 치유하고 있었다.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다.

진양호
경남 진주에 위치한 낙동강계 최초의 다목적 인공호다.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저수 용량이 3억 9200만㎥이며, 홍수조절 능력은 2억 7천만㎥이다. 남강댐의 유역면적은 2,293.42㎢이며 유역 둘레는 328.01㎞이다. 1970년 7월에 길이 975m, 높이 21m의 댐이 건설됨.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낚시 소설 붕어-청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