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꽃 선물 -23-글의 주제가 더 이상 사랑이 아니게 될 그날..
담 넘어 뉘 오시나
발소리라도 들려주소
쫑긋한 모양으로
수줍은 연분홍으로
담을 넘으려 드는구나.
처연함이여
너는 낙화 유정이라
나는 너를 밟을 수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햇살을 덮어주었다.
꽃말 : 명예, 영광
살아가며 느끼고 만지고 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행복한 것은 보이지 않는 감정을 만질 때가 아닐까. 행복도 그랬다. 그것이 눈에 보였다면 나는 그것을 감싸 안았을 것이다. 사랑도 그랬다. 그것이 눈에 보였다면 내 품에서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별도 그랬다. 그것이 내 눈에 보였다면 나는 그것을 결코 만지지도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으로 우리는 웃기도 울기도 한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글감이지만 그것으로 울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한 없이 미운 존재가 아닐까.
내 글도 그렇다.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 많고 이별에 대한 단상이 아직도 잔재가 되어 먼지를 날리고 있으니 충분히 글감으로서는 매력이 있다. 만약 이 무형의 존재들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떤 글을 쓸까? 어떤 노래를 부를까? 이런 상상은 하기 싫다.
계절이 바뀌면 지난 계절을 아쉬워하고 다가오는 계절에게 인사도 하기 전에 또 아쉬워하다 다음 계절을 또 만나고 있을 우리.
그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음악을 듣고 들려주고 부른다.
나는 그녀의 글이 좋다.
꾸밈없이 마치 큰 붓을 들고 한 번에 글을 써 내려가는 명필의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녀의 노래 선물은 늘 떨린다.
오늘은 어떤 노래에 어떤 글로 옷을 입혔을까 하며 음악을 먼저 들으며 글을 읽고 아 이랬구나 할 때 나는 한 공간에서 함께 음악을 들으며 그 감성을 느끼고 있는 듯하여 좋다.
오늘도 그녀의 노래로 아침을 맞이했고 그래서 오늘은 글꽃 선물을 하기 위해 오전이 분주하였다.
나에게 글꽃 배달은 늘 설렘과 흥분 그리고 분주함에 어떻게 글이 만들어졌는지를 모를 정도이니 행복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에서 행복을 주는 것이 글꽃이 아닐까 하며 바다에 지는 별 님께 오늘의 글꽃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받아 주실 거죠...
소화인 궁녀는 임금님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마침내 소화는 임금님을 사랑의 느끼게 시작을 하였답니다.
사랑을 느끼고 기다리고 기다려도 임금님은 처소에 한 번도 들러 지도 않고
평생 상사병에 걸려서 죽고 말았답니다.
그라 하여 소화는 이러한 유언을 하였답니다.
임금님이 자주 가시는 길목에 나를 묻어 달라 해서
그곳에서 핀 꽃이 소화 꽃, 능소화 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