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세 달이 하루처럼 바삐 간다는 말
어느 계절인들 서두르지 않을까
흐르는 물처럼 멈춤이 없는데
올 가을은 유독 빠르게 흐르니
보내지 못하는 마음만 간절하다.
어제 내린 낙엽들은 어딜 가고
붉은 잎이 그 자릴 차지하였으니
단풍에 글 적어두면 전해지려나
세 달 가을이 하루 같으니 어여 가거라
보내는 마음 안타까웁지만
내 그리운 글이 전해지길 바라기에
몇 개의 개울을 넘고 달이 지나
얼지 않고 그 마음 전해지길.
구월 한 달이 바삐 가 버리고 시월이 오려한다. 휙 하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처럼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 버렸으니 이제 시월 역시 가 버리면 찬 바람에 창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벌써 한다.
가을은 유독 짧게 느껴진다. 아마도 지독했던 지난여름에 지쳐있어 더 그런지도 모른다.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익어가는 감을 보고 뉘 집 감인지 참 탐스럽다 한다. 하지만 저 감도 곧 떨어지고 몇 남지 않은 것에 까치가 겨울나기를 준비하겠지 하니 벌써 서글프게 느껴진다.
올해는 유독 더운 여름이었고 비가 없었으니 겨울이 더 추울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며 고향 하늘을 바라보았다.
물론 이곳은 눈이 않오기로 유명한 곳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며 한숨을 토한다.
하지만 서울 사는 막내에게는 겨울이면 더욱 자주 전화를 하게 되는 것이 춥지는 않으냐, 옷은 두텁게 입었느냐, 아이는 잘 크냐 마치 아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 같은 말투가 녀석도 싫지는 않은가 보다.
딸아이에게도 자주 전화를 한다. 하긴 이번 겨울이 녀석에게는 중학교 마지막 겨울이며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겨울이니 남다르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여전히 6살 꼬맹이로만 보이는 것은 내 부모님들의 눈에 낼모레면 오십 인 아들이 여전히 4살 배기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노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 새삼 정겹게 들리는 이유가 아닐까.
오늘 저녁에는 어머님 좋아하시는 롤케이크 사서는 집엘 다녀와야겠다. 아이가 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