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와서는 돌아가는 저 바람에게
당신에게서 오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어디서라도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든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당신을 볼 수 없는 것이
숨 쉬는 것조차도 아픔일 줄
나 그때는 몰랐습니다.
잃어가는 기억을 부여 안고
내 가슴에 묻혀만 가는 당신을 볼 때면
같은 하늘 아래란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 당신을 만나더라도
당신 나 알아보지 못한다 하여도
나에겐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당신을 사랑합니다.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아픔이 되었을 것이란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많은 나이를 먹은 후였습니다.
매일 한 통의 편지를 받던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두 지난 일인데 하며 쓰기 시작한 글이 같은 하늘 아래라는 글입니다. 어떤 작가님께서 묻더군요. 이 글 속의 그 사람이 궁금하다고. 태연한 척 미소로 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경상도 남자의 특징이랄 수 있는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글로라도 표현을 하고 싶어 쓰기 시작하였던 오래된 글들...
같은 하늘 아래라는 글이 200편이 넘는 것을 보고 놀랐던 날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참 미안한 일이었고, 죄송스러운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간절한 노래가 들려옵니다
뼛골 사이로 전해지는
아련한 그리움 한 자락에
벗이 되어버린 그리움아
그대 하늘에도 봄은 오고
봄비 한 주머니 넣어둘
작은 마음이 남아 있는지
같은 하늘 아래의 숨소리들이
나를 慰撫(위무)하고 있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1- (1992.10)
같은 하늘 아래는 이렇게 오래전부터 그리워질 때면 한편씩 써 오던 글이었습니다. 때로는 추상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막연한 그리움으로 때로는 간절함으로 그렇게 기억 하나를 부여잡고서 써 오던 글이었습니다. 한 때는 이러다 그 대상이 바뀌겠지 하며...
기억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게도 고집스럽게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장소 혹은 음악 때론 음식에서 불쑥 찾아오니 말입니다. 그래도 다행이다 합니다. 그렇게라도 가끔 내게 안부를 전하는 기억이 있어서 말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를 쓰지 않은지 6년이 넘어갑니다. 이제는 가슴속에서 꺼내지 말아야지 하면서 자물쇠로 잠가버렸으니까.
가요 가요 저 멀리로
내님을 찾아가요
님 계신 곳 어딘지 잘은 모르지만
물어물어 난 찾아가요
끝도 없는이길
가다 보면 내님의 그림자 밟겠지요
저산을 넘고
물 건너 흰 구름 벗을 삼아서
풀벌레 소리 울어예는 님 계신 그곳까지
나요나요 이 덕칠이 달래를 찾고 있소
메아리라도 좋으니 대답 좀 해주구려
가요 가요 나요 나요 / 도시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