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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Nov 16. 2016

그리운 꽃의 書 -77- 해오라비 난초

글꽃 선물 -41- Shppho 고대 그리스 시대 최초의 여류 서정시인

바람이 흔드니

너는 무리 속으로 날아오르는

해오라비가 되었구나


이슬마저 그윽하니

그리워 글썽이는 눈빛인가

잘라 보내지 못한 마음인가


풀잎 방석삼아 앉으니

바람이 안아주어도

날아가버릴 것 같은 꽃이다.



꽃말 :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난 사람이 아니야.
사람이면 살 수 없지.

난 사랑이야.
그러니 살 수 있어...

난 사람이 아니고
사랑이야.

사람이 아니고 사랑이야 라는 글을 보고 한동안 멍한 느낌을 받았다.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기에...

사포 갤러리는 그렇게 가슴이 아프다.

수채화가 있고, 추억이 살아있고, 시린 아픔이 묻어 있는 글들이 너무도 많다.

어쩌면 나 역시 그러했기에 더 끌리지 않았을까 한다.


난 이제 그 따위로 슬퍼하지 않도록 단련되어 있다.
슬픔에도
나를 아는 다른 이들과 어울릴 때는
겸손함이 필요한 것 같다

슬픔에도 겸손함이 필요하다. 중에서

사포 갤러리 님의 글을 읽는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잔잔함에 취하기에 충분하기에 오랜만에 글꽃 선물을 님께 드리려고 합니다.

꽃의 전설.

옛날 일본의 어느 촌락에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웃마을에 살고 있는 한 선비의 아들과 남몰래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이, 그들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온 마을에 쫙 퍼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부모의 귀에까지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남자의 집안에서는 처녀의 집안과 신분이 맞지 않는다 하여 처녀와의 사귐을 허용치 않았습니다.

부모의 단속 때문에 남자는 그날부터 집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사랑하기에 더욱 간절함으로 이 연인은 너무나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그리운 연인이 살고 있는 마을 쪽을 바라보며 한숨으로 나날을 보냈습니다.

처녀가 보고 싶어 애를 태우던 총각은

어느 날 밤 부모 몰래 집을 빠져나와 처녀가 사는 마을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두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물 위에는 칡덩굴로 얽어 만든 다리가 놓여 있었는데,  

그런데 이날따라 이 다리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헤엄을 쳐서는 도저히 거센 강물을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다급해진 마음에 총각은 건너편 마을만 안타깝게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자세히 보니,

강 건너 저쪽에서도 처녀가 이쪽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모습으로 서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두 사람은 너무나 반가워서 큰소리로 이름을 불렀지만,

거센 물살이 곧 이들 연인의 애절한 목소리를 삼켜버릴 뿐이었습니다.

총각은 무언가 결심한 듯 강둑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강물 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처녀도 강물로 풍덩 뛰어들었습니다.

거센 물살에 휘말린 이들 연인은 풀지 못한 매듭을 이렇게나마 강물에서 풀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강가에는 두 송이의 해오라비난초가 피어났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이 애절하게 사랑한 두 남녀의 넋이라고 믿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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