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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Nov 26. 2016

같은 하늘 아래 -11-

날려 버리는 낙엽 길은
하루해를 사위어가고
내 혀는 굳은 채
아무런 말을 못 하고 있는데,
무력감은 잔잔히 깔려
스러지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돌덩어리가 되어버린 몸
비명도 없이,
몸부림도 없이,
하늘만 보며
기다림을 배웠습니다.
이별 후에 처음 만난 기다림을
친근하게 느껴버리는 날에는
같은 하늘 아래도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처럼...



그리움이라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는 것인가 보다. 젖먹이 때에는 시도 때도 없이 어미의 품이 그리워 울었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에는 넘어질까 두려워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고개 돌리는 그리움을 배우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친구들을 내일까지 보지 못하기에 그리워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며 긴 시간 함께한 선생님들의 얼굴이 아른거려하며 편지를 적던 그 순수한 그리움이 있었다. 그리고 첫사랑을 하며 매일이 그리웠고 그 아침이 너무도 좋았을 것이다. 흐린 날이든, 비가 내리는 날이든, 그 모두가 밝은 날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 그리움의 끝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별을 하고부터는 쉬 그것으로부터 해방이 되지 않아 힘든 날들을 보내다 결국 가슴에 묻어버린 그리움이 하나 생겨 버렸을 것이다.

가끔 꺼내서 볼 수 있는 그리움은 어떤 그리움일까?

같은 하늘 아래는 아주 오랜 시간 가슴속에 가둬버린 심약한 영혼을 잠재우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첫사랑이다.

우리들의 그 아련한 흑백사진 같은 그리움이다.


진정한 사랑은 지나간 애정의 함량을 저울에 달아 계산서로 내밀지 않는다.
내게 와줘서 고맙고 함께 가슴 뛰는 미지의 영역을 가볼 수 있게 허락해줘서 고맙고,
못해준 것이 미안할 뿐...
인연이 여기까지 라면 꾸벅 인사하고 돌아 나오면 그만이다.

정희재 님의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중에서

정희재 님의 글처럼 꾸벅 인사하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내 그림자는 여전히 그곳에서 주춤거리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인연이 거기까지다. 슬픈 말이지만 인연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믿으며 살아가기에 언젠가는 그 끊어졌던 인연이 다시 작은 매듭을 만들고 이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그래야 살 맛이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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