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지워 읊조리는
저녁나절의 눈발을
잡아서 글을 쓴다.
혹여 보일까 해서 그렇게 쓴다.
길가에 내린 겨울이
앙상하게 짙어가고
뚝뚝 떨어지는
꽃의 눈물은 빗물이었을까?
걷어내지 못한 거미줄에도
서리가 내려 쉬는데
투정 섞인 햇살이 녹여버린
이슬 된 아쉬움을 거미가 마신다.
아침이 주는 풍경은 아름답다. 아니 신비롭다가 어울릴 것이다.
먼 산으로 붉은빛이 쪼개지며 반짝이다 산을 물들이고, 환하게 웃는 오월 햇살을 닮은 그 사람의 미소처럼
세상이 밝아 오는 것을 보면 신비롭기만 하다.
일출을 매일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새벽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출은 어떤 의미일까? 아니 저렇게 찬란한 아침 하늘을 보고는 있는 것일까?
이른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에게 이 일출은 어떤 의미일까? 저 하늘을 보며 출근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도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살았던 날들을 후회하기도 한다. 저 하늘을 보면...
겨울이 오고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를 반복하며 매일 듣는 목소리와 수시로 말 걸어주는 그 사람이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불량품이 되어버린 빈 몸뚱이 때문일 것이다.
독한 약으로 힘들어할 때도 걱정을 먼저 해 주는 그 사람에게 늘 괜찮아 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어쩌면 멀게 느껴지는 이유가 되었나 보다. 며칠을 산책을 하지 못하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너무도 밝다. 아니 따뜻해 보인다.
전화기를 힘들게 들어 올려 일기예보를 보면 겨울 답지 않게 높은 기온을 보여주고 이거 고장인가 하는 생각만 한다. 저 좋은 날씨에 나는 전화기가 알려주는 기온에 대한 불신만을 가지며 창을 열어 살며시 손을 창 밖으로 내밀어 본다. 따뜻한 햇살이 간지럼을 태우고 씩 웃으며 거짓은 아니었네 라고 한다.
그리고 또 괜찮아라고 말을 한다.
헛기침을 수 차례 하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또 괜찮아라고 말을 한다.
괜찮아.
이렇게 멀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