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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r 29. 2017

같은 하늘 아래 -28-

네발 가지 비에 젖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날에
추억의 아련한 표정이 눈빛에 설핏 어려있고
쉬이 떨어지지 않는 얼어붙은 내 발은
창백하게 찌든 내 모습에 웃음 섞인 울음으로
주섬주섬 추스르고 있는 그리움으로
또 하루를 나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깊어가면 속앓이를 시작하고 그 후로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상사병이란 것도 생겨 났는지도 모른다.

살아가며 이런 아픔 하나 없이 살았다면 과연 어떤 강심장을 가진 것일까?

"세월이 얼만데 아직도 그래?"

이런 말을 들어 봤는가?

"이젠 잊을 때도 되지 않았어?"

혹은 이런 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 한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역시 그런 마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그런 마음으로 아파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시간이 약이 될까?

이런 생각 역시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정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중에서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이라는 상자에 나를 구속시키기에 좋은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날들이라는 것을 알면서 저 혼자만이 그것을 감내해야 하고 또 그것을 아름답게 포장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며 진정 사랑한다면 후회하지 않도록 혹은 자기만의 상자 속에 자신을 구속하지 않게 잡을 수 있을 때에는 잡아야 할 것이다.

그 전보다 더한 슬픔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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