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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l 05. 2017

같은 하늘 아래-39-

하늘이 맑아졌습니다
햇살을 주머니에 담고
투명하게 보이는 세상을
황금 곡식으로 익혀
넘실거리는 구릉에
살짝 기대고 있는데
황토밭은
발가벗은 알몸으로
저녁답의 노을빛을 쓰고
나의 하늘을 위로하고는
젖은 물기를 털고 있습니다
추억에 젖은 머리를...


어떻게 쉬는 날도 없는 것일까?

그리움이란 요일은 어떻게 삼백 예순 닷세 동안...

가끔 이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는다.


혼잣말이 늘었다는 것도 어쩌면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 지기 때문이 아닐까.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며 한 마디를 하고, 등 뒤에서 해리, 셀리가 짖으면 어김없이 돌아보며 또 혼자 중얼거린다.

"분명 저 녀석들은 내 말을 못 알아들어 그러니 짖지 말라는데도 짖잖아"

그렇게 또 혼잣말을 한다.

드라마를 보다가 "저거 봐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하기도 음악을 따라 부르기도 그러다 스윽 물조리를 들고 창가의 화분에 다가서서 물을 주기도 한다.


하루 정도만이라도 그리움이 쉬었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쉴 수 있으니까.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볕이나 발로 툭툭하며 놀아라.

김용택의 쉬는 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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