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것 같은 날
이슬비로 흘리는 눈물에
누군가 죽어가나 보다
시리도록 아픈 바람에
모든 외로움들 앞에서
강물은 추억으로 흘러갔는데
단 하나의 이름 불러
애타는 가슴앓이 하늘 아래
누가 죽어가나 보다 눈물 나는 하늘 아래에...
가녀린 풀잎에 이슬이 내려 혼자 힘으로 설 수 없어 허리를 숙이다 끝내 그 무게를 내려놓고 허공으로 튕기듯 허리를 고추 세우는 모습이 아침의 풍경이었다.
그 아침 붉게 타 오르는 하늘은 첫사랑만큼이나 강렬하게 타 올랐고 먹구름이라도 생기는 아침이면 그 강렬함이 그리워졌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하늘이 그리웠다.
하늘을 보는 버릇은 그렇게 생겨난 것이었을까?
퇴근길에 만나는 하늘은 그 아침과는 사뭇 다른 하늘이다.
이미 노을이 사라지는 하늘에는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의 밝기로 빛을 내는 별들이 늘어가는 시간이기에 어둠이 아닌 푸름이 있는 하늘이다.
이 맘 때면 그런 하늘이 퇴근길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마치 심술이라도 부릴 것 같은 아이들의 표정처럼 그렇게 서 있고 가로등이 하나 둘 잠에서 깨는 시간이니 찰나의 푸름을 놓쳐버린다면 어둠과 마주하게 된다.
어둠이 깔리면 하늘은 아무것도 없는 무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 싫어하는데...
어제도 그 어둠을 먼저 만나고 말았다.
그리워할 틈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