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켠으로 햇발이 놀아
긴 팔 벌려 따라가 노는
빨래 줄에도 바람 살이 널려 있습니다.
세월 잊은 꽃들도
잉태하여 야위어가는 시간도
아래로 흐르는 물길처럼
내 속에서 피가 되어 흐릅니다.
그 하늘의 노을을 만지며....
날이 좋은 날에는 무심코 빨래가 참 잘 마르겠다 라고 한다.
바람이 좋은 날에는 풀냄새가 멀리까지 가겠군 한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걸 보니 나이를 먹은 탓일까 그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혼자인 시간이 오래되어 자연히 생긴 버릇일 것이다.
이런 버릇이 많이 생겼다.
그중 하나가 오래된 사진 속 웃는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그대로 정지되어 있는 그런 사진을...
시간은 버려두고 떠나버렸지만 사진은 그 순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좋다.
어쩌면 이 글들도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 사진처럼 그대로일 것이다.
언젠가 또 다른 버릇이 생긴다면 아마도 지난 글들을 읽고 또 읽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서 그 사이에 곱게 숨죽이고 반기는 추억도 만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