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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03. 2017

같은 하늘 아래 -54-

전철 안
동그란 손잡이
언젠가 당신이 잡은 듯
그 향이 남아 있을까
지나치는 햇살만 나무랍니다.

옷 춤에
넣어둔 작은 손이
숨겨둔 하늘이라 믿으며
그 하늘을 꺼내어
별이 되는 하늘만 나무랍니다.

그 하늘 아래
작은 손잡이 하나
작은 향기 하나만
곱게 만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그렇게 나무라기만 합니다.


사과를 반으로 자르면 두 개가 되지만 마음을 반으로 자르면 결코 두 개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가슴에 담은 그날부터 무한대의 욕심이 생기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예전에도 지금도 그 마음이 변함이 없는 것을 보면 참 무딘 가슴을 가졌구나 한다.

아침이 오면 아침이구나 점심이면 뭘 먹을까 저녁이면 오늘 밤은 좀 시원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전에

불쑥 고개를 내밀며 뭐해 라고 할 것 같은 느낌에 전화기만 만지작거리길 종일.

오늘도 그러고 있는 모습에 바보라는 말을 한다.

아침이 오면 일어났을까가 먼저 든 생각이고 숙면을 취했을까 하다 점심이 오면 오늘 점심은 뭘 드실까 하는 고민을 하고 저녁이 오면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네 그럼 운동하러 나가겠지 한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난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바보는 여전히 전화기만 만지작거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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