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는 내가 좋아요

by 복쓰

[그림책: 치킨 마스크]

1T 4칸 단어 꺼내기

2T 나의 손바닥

3T 모두의 손바닥

4T 동물 배움 정리


"내 모습이 좋게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아이들이 보내는 하루를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교실 속 아이들을 쳐다보면, 아이들마다 잘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잘하는 아이들은 눈도 반짝이는 것 같고, 자신감이 가득해 보여요. 교실 속에 앉아있는 한 아이를 바라봅니다. 그 아이는 어깨가 축 처져 보이고, 자신감도 없어요. 그 아이는 자신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장에 나가 달리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이 자신을 멋지다고 생각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이건 집에 가서도 비슷해요. 아이의 동생은 피아노도 잘 치고, 수학 문제도 척척 풀지요. 아이는 집에서 음식을 흘리고 먹어서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아빠와 배드민턴을 하는데 공을 한 번도 못 넘겨서 부끄러움을 느끼지요. 아이는 자신이 하는 일 중에 제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지요. 영화나 책에서 나오는 영웅들은 옷을 갈아입으면 천하무적이 됩니다. 악당을 물리치고, 거센 태풍이 몰아쳐도 사람들을 구해내기도 해요. 아이는 상상해봅니다. 부족한 자신이 영웅이 되는 시간을 말이죠. 그 시간이 상상만으로 끝날 것을 알고 있어서, 더 슬프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실로폰을 치는 시간이었어요. 친구들은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악보와 흘러나오는 반주에 맞추어 3곡이나 거뜬히 연주해요. 아이는 솔직히 계이름 읽는 것도 헷갈려요. "도"자리가 어디 있나 찾고 있으면, 친구들은 벌써 다음 곡을 연주하고 있으니, 아이에게 실로폰 시간은 못하는 것을 들키지 않는 연기가 필요한 시간이에요. 아이가 계이름도 모른다고 하면, 얼마나 자신을 우습게 생각할까? 놀릴까? 생각해본 뒤부터는 무조건 잘하는 척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에요. 평소에 좋아하는 동요가 나왔어요. 하지만, 실로폰으로 연주하는 그 동요는 끔찍한 노래가 되고 말았지요. 이 노래가 이렇게 긴지 처음 알았어요.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에요.

갑자기 옆 짝지가 잠시 그 아이를 쳐다보더니, 선생님께 말해요.


"선생님, 민철이 실로폰 안치고 놀고 있어요. 아까부터 그랬어요."


사실은 놀고 있는 게 아니에요. 너무 어려운 부분이라, 치는 척도 못해서 보고만 있었는데.. 아이는 동굴 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진짜로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일까요?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아이에게 선생님은 따뜻한 말을 전해주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소중한 보석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보석은 아직 갈고닦지 않아서 빛나지는 않지요. 그 보석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보석을 빛나게 닦는데 노력이 필요해요.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는 없어요. 아직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죠. 아이 저마다의 잠재력이 있다고, 그 잠재력이 바로 잠자고 있는 보석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교실 대화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을 바쁘게 하다 보면, 중요하게 전해야 할 말을 놓칠 수 있어요. 또는 이미 알고 있다고 말을 전해주지 않을 때도 있죠.


"지금 너의 빛나는 보석은 네 마음속에 잠자고 있어. 네가 가장 너다운 모습을 빛내기 위해 함께 찾아볼까? 시간과 노력이 걸리지만, 선생님과 너와 친구들이 함께 해보자!"


<치킨 마스크> 그림책을 펼쳤어요. 이 책의 주인공 치킨 마스크는 공부를 잘하는 올빼미 마스크를 쳐다보고, 손재주가 있는 올빼미 마스크도 쳐다보고, 씨름을 잘하는 장수풍뎅이 마스크도 쳐다봅니다. 친구들을 쳐다보면 볼수록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치킨 마스크는 자신이 잘하는 점은 아예 없고, 친구들을 볼수록 더 작게 느껴지는 자신만 보이거든요. 도대체 자신이 누구인지?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조차 답을 할 수가 없을 만큼 자신감이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치킨 마스크에게 신기한 일이 생겨요. 이 일로 치킨 마스크는 늘 부러워만 했던 친구들의 모습을 자신이 직접 해보게 되는데요. 치킨 마스크는 진짜 자신의 멋진 모습을 찾았을까요?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요? 진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은 누구에게 찾아오는 걸까요? 나 자체로 소중해서 나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치킨 마스크에게 마법 같은 시간이 찾아옵니다. 마법 같은 말과 함께 말이죠.


진짜 나다운 게 뭔지, 나는 누구인지 궁금증에 대답을 아이 스스로 해내길 바라며 4T 생각 수업 디자인으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1T 4칸 단어 꺼내기 활동을 시작해요. <치킨 마스크>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치킨 마스크의 마음을 따라가 봅니다. 그림책 인물의 마음을 초점으로 그림책을 읽으면, 꼭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낍니다. 때로는 마음이 울컥하기도 하고, 치킨 마스크가 답답해서 화가 나기도 하지요. 치킨 마스크의 하루를 채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에 가장 남은 단어를 4개 골라 배움 공책에 기록합니다.


방해. 비밀 장소. 마스크. 그릇


"치킨 마스크가 교실에 있을 곳이 없고, 자신이 방해만 되는 애라고 생각한 이유는 뭘까요?

"치킨 마스크는 왜 비밀 장소로 갔을까요?"

"치킨 마스크에게 가장 필요한 마스크는 무엇일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치킨 마스크는 자신의 그릇에 무엇이 채워졌다고 생각했을까요?"


뒤쳐지는 아이라고, 교실에서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한 치킨 마스크를 떠올리며 우리 교실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고, 속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 선생님 책상 옆에 작은 상자를 두고, 오며 가며 쪽지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해둡니다. 쪽지에 적힌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자신 없어하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서투른 자신의 모습을 들키기 싫어서 더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이는 친구도 있고, 아예 말도 없이 지내는 친구들도 있으니까요.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자신의 마음과 이야기를 정말 궁금해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형식적인 활동은 금방 아이들이 알아차리고, 마음의 문을 다시 닫아버리니까요. 마음의 문이 자동문 정도로 잘 열리고, 닫히면 쪽지에 쓰지 않고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쉽게 꺼내놓고, 서로 위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마음으로부터 자유를 느끼는 아이들이 시간이 갈수록 많아집니다. 시간과 노력은 마음의 문도 자동문으로 바꾸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2T 나의 손바닥 활동은 종합장 1장을 준비해서 자신의 손을 따라 그리면서 시작합니다. 손가락을 모두 펼친 채로 손의 전체 모양을 따라 그립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자신 있게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줍니다. 이렇게 손을 그리고 나면, 손바닥에는 자신의 긍정 이름을 가득 차게 씁니다.


긍정 이름이란, 자신의 이름의 초성과 비슷한 긍정적인 말을 자신의 이름 앞에 붙여서 만드는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이 민수라면, "ㅁ"으로 시작되는 긍정적인 말을 찾아서 만들 수 있지요. 민첩한 모습을 바라기 때문에 나의 긍정 이름은 "'민첩한 민수"라고 만들 수 있어요.


손바닥 가운데 가득 차게 긍정 이름을 쓰고 나면, 손가락 안쪽에는 나의 장점이나 내가 잘하고 싶은 모습을 씁니다. 물론 그림으로 그려도 됩니다. 손의 바깥 부분, 손가락 바깥에는 내가 고치고 싶은 점, 단점을 씁니다.

옆 짝지와 나의 손바닥에서 긍정 이름, 나의 좋은 모습, 단점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동안,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소통 시간이 이루어집니다.


"예리한 예지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피아노 치기도 즐깁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글쓰기도 잘합니다. 아직은 잘 못하지만, 웹툰 그리는 것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예지의 단점은 지각하는 것, 쉽게 화를 내는 것, 정리 정돈을 못하는 것, 책을 잘 읽지 않는 것, 편식하는 것이에요."


이번에는 가위로 그려놓은 손 모양 그림을 오려냅니다. 이때 긍정 이름과 나의 장점이 적힌 부분만 오려냅니다. 내가 고치고 싶은 부분 또는 단점이 적힌 부분과 종이의 남은 부분은 동 그렇게 뭉쳐서 종이 공을 만듭니다.

칠판 앞에 놓인 통에 "골인"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 공에는 지각하는 내 모습, 쉽게 화내는 모습, 정리를 못하는 모습 등이 적혀있지요. 그 종이 공을 통에 넣으면서, 내가 좋아지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해봅니다.


3T 모두의 손바닥 활동은 모둠별로 자신의 손 모양 그림을 모아서 하는 활동입니다. 긍정 이름을 가진 친구들의 손바닥을 모아, 어떤 모양으로 할지 함께 의논합니다. 내가 잘하기 위해, 우리 모두의 성장과 어울리는 모양을 생각하고, 힘내라는 말을 빈 곳에 적습니다.


(3모둠 친구들이 정한 모양은 네 잎 클로버예요)


긍정 손바닥.jpg

서로의 긍정 이름이 모여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는 마음을 모았어요. 네 잎 클로버 주변에는 "네가 너라서 가장 멋져! 지금 너를 응원해!" 마법 같은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같은 시간을 위로와 격려로 보낸 아이들은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집니다. 교실의 온도가 한층 더 따뜻해지고, 실수와 오해를 이해하는 아이들이 늘어납니다.


마지막으로 4T 동물 배움 정리를 해요. 오늘 배움으로 자신이 생각하게 되었거나 느낀 점과 관련 있는 동물을 그리거나 글자로 써보고, 그 이유를 나누는 정리입니다.


"오늘 그림책 공부에서 여러분의 생각하게 되었거나 느낀 점과 관련 있는 동물은 무엇인가요?"


생소한 질문이지만, 오늘 배움에서 남았던 생각을 동물 중에 하나를 골라 빗대어 고르는 활동이 생각을 하게 합니다. 동물들의 특징과 오늘 배움을 연결시켜 보는 것이지요.


"저는 우리 집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작고, 털이 없어서 볼품없던 처음의 모습이지만 지금은 너무 귀엽고, 사랑받는 우리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토끼가 생각났습니다. 토끼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지만 토끼 자체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생각 속에 배움이 엿보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모여,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존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행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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