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돌봐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노인과 바다
23쪽
할아버지에게 물을 길어다 줘야 했는데 그랬구나, 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비누와 수건도 가져와야 했는데 말이야. 나는 왜 이다지도 생각이 모자랄까? 할아버지에게 셔츠도 한 장 더 준비해 드려야 하고, 겨울 재킷과 신발, 그리고 담요도 한 장 더 갖다 드려야 되겠는걸.
나의 질문과 대답
다른 사람을 돌봐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누군가를 돌보는 것은 글 쓰는 순간과 비슷하다. 필요한 것, 마음에 두고 있는 것, 불편한 것 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사람에게 손길을 더해야 필요한 돌봄이 된다. 어렵게 쓰고 있는 이 글도 몇 가지 문장 속에 마음을 실어 읽는 사람에게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길 바라는 임무는 비슷하다. 둘 다 마음을 담아야 해서 마치 마음그릇 같다.
한겨울 친구가 건네준 코코아 한 잔은 꽁꽁 언 손에 놓여있던 차가움을 조용히 사그라들게 한다. 따스한 글과 만남도 마음 한켠에 시리게 놓여있던 미움의 감정을 금세 사라지게 한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돌보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쉽지는 않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일어날 때 곳곳에 있는 기쁨, 슬픔, 고됨을 본다. 마치 한 문장을 쓰려고 하루를 켜켜이 돌아보며 온갖 감정을 돌아보는 것과 비슷한 출발이다.
어떻게 하면 돌보는 것도, 글쓰기도 제대로 해볼 수 있을까? 관찰이 더해진 시간은 책임감의 무게로 흘러가는 속도를 늦춘다. 쉽게 넘겨버렸던 일을 유심히 살피면서, 마음과 말을 더해보는 것이다. 물론 필요한 순간에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
다른 사람을 돌보며 떠올리는 생각은 어느새 나 자신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 글쓰기도 따스한 습관이 되길 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