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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희 Jun 07. 2016

사진의 밝기가 제멋대로? 측광 완전정복(1)

사진은 빛을 다루는 기술. 

사진을 찍다 보면 종종 눈으로 보이는 밝기와 달리
사진이 너무 밝게 나오거나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것저것 바꿔보아도 참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같은 사진을 찍었음에도 어떤 사진은 밝고 어떤 사진은 어둡게 찍히는 이유가 뭔지 혹시 궁금하진 않으셨나요?  


사진이란 빛을 다루는 기술이에요.  그렇다면 빛을 다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냥 단지 셔터만 누르면 원하는 사진이 "뙇!"  하고 나왔으면 좋겠는데 사진이라는 게 사실 그리 쉬운 것은 아니거든요. 100장을 찍었을 때 100장 다 원하는 사진이 나오는 경우는 정말 없어요.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래요 사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빛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빛을 알고 사진에 대한 기본 조작을 알면
적어도 내가 보고 있고 보여주고 싶은 추억을 담아내는 게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거든요.


 



요즘은 카메라가 좋아져서 웬만한 사진은 셔터만 눌러도 괜찮은 밝기로 표현이 되는데요.  그래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내 맘 같지 않은 사진들이 나타나곤 하지요.  이것은 사람이 보는 방식과 카메라가 보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인데요.


사람의 눈은 빛을 조절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보고자 하는 대상이 혹은 주변이 어두우면 동공을 활짝 열어서 빛을 더 많이 받아들여서 볼 수 있게 만들고 너무 밝은 곳에서는 동공을 수축해서 빛을 적게 받아들여 볼 수 있게 하지요.  그래서 어두운 곳에 들어갔을 때에 잠시 후에는 눈이 적응을 해서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참 편리하게도 우리 몸이 스스로 자동으로 이러한 것들을 조절해서 보게 해 주지요.   


(이러한 역할을 카메라는 조리개가 담당하고 있어요.  *동공의 크기 말이에요)


하지만 카메라는 사람의 눈과 달리 어떠한 대상이나 풍경을 볼 때에 우리가 인식하는 것처럼 밝기를 인식할 수가 없어요.  노출계라는 장치를 통해서 밝기를 측정하는데. 사실은 밝기가 아니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대상의 "반사율"을 측정해서 적절한 밝기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도와주지요.


아래 사진을 봐볼까요?  밝기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노출계며 반사율이며 밝기 조절이라든지.
뭔가 복잡한 용어가 갑자기 튀어나오니 어려워지는 느낌이 드시나요? 


그건 기분탓일 거예......  사실, 그래요. 사진은 결코 쉬운 기술이 아니에요. 만만히 보다가는 금세 장롱 속이나 선반 속에 들어가 울고 있는 카메라를 보게 될지도 몰라요.   비싸게 구입한 카메라를 인테리어로 쓰시기보다는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게 좋겠지요?


그럼 어렵더라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아보자고요.  처음에 배우는 건 어렵지만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표현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진답니다!





카메라는 우리 눈에 보이는 밝기를 어떻게 인식할까요?  다시 말해서 내 눈에 보이는 이 밝기는 어떠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형광등의 불빛. 태양의 밝기. 스마트폰의 밝기. 촛불의 밝기는 모두 다 다른데 말이죠.  우리 눈에 보이는 이 밝기를 카메라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요.


많은 과학자들과 공학자들. 수학자들이 여러분 대신 이러한 것을 해결해주었어요. 바로 "노출계"라는 장치를 통해서 말이죠.  빛은 여러 가지 특성이 있지만 이러한 것들을 다 설명하자면 온갖 수식과 기호. 그리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용어로 가득 찬 글이 될 것 같아요. (제가 설명하지 못해서 은근슬쩍 넘기는 것 같다고 느껴지신다면 기.. 기분 탓일 거예요) 그래서 조금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설명하고자 해요.  비등한 예라고 해야 할까요. 정확하진 않지만 적어도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요!


좀 더 관심이 생기신다면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  책을 꼭 읽어보세요!



과학시간에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우리는 사물을 볼 때에 빛이 사물에 부딪혀 반사되는 것을 본다고 배웠었는데요 혹시 기억하고 있나요?  흰색은 빛을 많이 반사하고 검은색은 빛을 적게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러한 색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모여진 사물의 반사된 이미지를 보게 되는데요.  햇빛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정오에 검은색 닥스훈트 강아지를 찍어볼까요? 아마 배경이 하얗게 날아가버렸을 거예요.  혹은 강아지 얼굴이 없어졌을지도 모르지요. 아래 사진처럼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이목구비


위의 사진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제가 찍고자 하는 대상을 잘 표현한 것 같나요?  저는 귀엽고 앙칼진 닥스훈트가 담요를 끌고 다니는 새초롬하면서도 시크한 표정을 찍고 싶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사진이 되고 말았어요.


왜 이러한 사진이 나오게 되었을까요?  카메라는 렌즈에 반사되어 들어온 빛을 측정하게 되는데요.  검은색 닥스훈트를 찍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어둡게 나왔을까요.  먼저 이 사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환경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오후 1시였고 햇살은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어요.  채광창을 통해서 잔뜩 들어온 빛이 추위를 싫어하는 닥스훈트를 한결 신나게 만들었거든요.  빛이 밝고 아주 강력하였지요. 사실은 형광등도 켜져 있었어요. 그래서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분석하기 시작했어요.  "아. 대단히 밝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구나.  '적절한 밝기'를 위해서는 조리개를 조여서 혹은 셔터 속도를 빨리 닫아서 빛을 조금만 받아야겠어!" 혹은 "전기를 아낄 줄 모르고 대낮에 불을 켜놓은 이 녀석의 사진을 망쳐놓겠어!" 라든지요.  



결국 카메라는 닥스훈트를 찍고자 한 저의 열정과 의도를 무시한 체 셔터와 조리개를 알아서 조절해서 저런 사진을 만들어내고 말았어요.  그래요. 카메라는 '답정기계'인 거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기준은 정해져 있으니까 넌 셔터만 눌러!라고 말하는 듯하였지요.




위의 꽃 사진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 볼까요?  스크롤을 올리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게 할 순 없어서 제가 꽃을 다시 불러올게요! 



위 사진 중 어떠한 것이 여러분은 보기 좋으신가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중간에 있는 사진이 참 좋더라고요. 너무 어둡지도 너무 밝지도 않은 것이 말이죠.  "적절한 사진"이란 바로 이러한 사진이에요. 적절하게.  사람 눈에 보이는 밝기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보이게끔 만들어 놓은 기준점이랄까요.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해서 만들어낸 기준점이 있어요. 바로 반사율 18%라는 것인데요. 이 반사율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다뤄볼 기회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길어지다 싶으면 은근슬쩍 넘어갈지도 모르지만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라는 책을 보시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어요. 




화면 전체의 평균적인 빛의 반사율이 18% 정도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비슷하게 보이더라 

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카메라는 이 기준을 가지고 모든 사진을 평가하기 시작해요. "카메라가 뭔데 내 사진을 평가해!"라고 말하고 싶지만 카메라는 멍청하거든요.  그래서 저 기준점밖에 모르는 바보예요. '아.. 카메라 너란 녀석.. ' 너무 완고한 녀석이라 말이 통하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가 저 기준에 맞춰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요.


* 사실 이러한 것은 노출계에서 측정하게 되는데요. 노출계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그런 부분까지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다음에 다뤄보도록 해요.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빛을 측정하게 됩니다.


'답정기계'인 카메라가 사진을 내 소중한 순간을 마음대로 다루도록 방치하실 건가요? 그러면 안 되겠죠.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에게 알려줘야 해요.  기준은 네가 정하지만 그 기준의 영역은 내가 정해주겠다고.  그래요 우리는 서로 양보하고 돕고 살아야 해요. 자기의 고집만을 내세워 주장하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니고 충돌만 일어나게 되는 것이니까요. 




사진기에는 측광의 방식이 크게 3가지가 있어요. 


더 좋은 카메라는 몇 가지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요.  일단은 가장 기본적인 이 세 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까요? 이 세가지만 알아도 여러분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을 찍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물론 더 많이 알수록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측광 : 빛을 측정하다 라는 뜻이에요. 사실은 렌즈에 모여진 빛의 반사율을 측정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방식에는 3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 세 가지의 명칭을 먼저 알아볼게요.


1. 전체 측광

2. 중앙부 중점 측광

3. 스폿 측광 


이름은 약간 다를 수도 있지만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렇게 설명해보려고요. 

전체 측광은 말 그대로 화면 전체를 기준으로 반사율을 측정하는 거예요.   

중앙부 중점 측광은 화면 전체가 아닌 화면의 중앙 부분부터 3분의 2 정도만을 기준으로 반사율을 측정해요.

스폿 측광이란 한 지점 (포인트)만을 기준으로 빛을 측정하는 거예요.


카메라가 멋대로 다룬 닥스훈트의 사진은 주변의 밝기가 대단히 밝았다고 말씀드렸죠?  이는 화면 전체의 반사율을 기준으로 카메라가 측정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태였던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찍어야 닥스훈트에게 이목구비를 되찾아 줄 수 있을까요?


바로 찍고자 하는 피사체(대상)를 기준 삼으라고 카메라에게 알려줘야겠네요!

그러면 중앙부 중점 측광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요?  화면 중앙에서 3분의 2 정도를 강아지가 가득 채우고 있으니까요.  음. 뭔가 감이 조금 올 듯 말 듯하신가요?  :-)




그럼 측광에 대해서 더 자세한 것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알아보도록 해보아요.   인터넷에서 측광이 대해 검색해보시면 좋은 글들도 많고 공부하기에 좋은 사진들도 많이 있답니다.  사진에 대한 이해. 그것이 좋은 사진을 만드는 시작이라는 것 잊지 마시고요! 


조만간 돌아올게요.   



* 참고하시기에 좋은 제 글들 남겨드릴게요. 


 MR그니쉬의 사진을 생각하다 [매거진]

001 사진, 수동 초점도 써보면 참 좋은데

002 사진, 어렵지만 중요한 피사계심도에 대한 이해. [소개]

003 사진, 심도 조절은 어떻게 해야 하지? 당신의 조리개

004 사진의 밝기가 제멋대로? 측광 완전정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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