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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Sep 27. 2024

[職四] 다시 일상으로

직장인의 사계 - 가을 (명상의 여운을 뒤로 다시 속세로 속세로)

    글을 마지막으로 쓴 이후로 정말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명상을 12일 정도 다녀오느라 글을 쓰지 못했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온갖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여하튼 게을렀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명상을 통해 제가 바라던 바를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세상과 단절되어 12일간의 침묵 수행을 하는 경험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세상과 단절되어 있으니, 특히나 휴대폰이나 책 노트 등이 없으니 쓸데없는 시간이 하루에 거의 없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릴 필요가 없이 오직 '나' 하나에 대해서만, 명상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는 신선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고 나의 내면을 이렇게 까지 성심껏 열심히 탐색해 본 적이 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물어봅니다. 그래서 어땠냐라고 말이지요. 제 대답은 늘 동일합니다. 


    힘들었지만 한 번은 꼭 해 보면 좋겠다. 긴 삶에서 한 번은 눅진한 쉼표를 찍어야 편히 숨 쉬고 살 수 있지 않겠냐.


    정말 힘들긴 합니다. 섣불리 덤벼들만한 경험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삶에 무언가, 입에는 쓰지만 좋은 약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아래 내용들을 가지고 한 땀 한 땀 기억을 소환해 보려 합니다. 부족하나마 제 경험의 기록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10여 일간 경험했던 간결한 생활, 정갈한 음식, 수행, 묵언 등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금주 생활에 대한 얘기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강제로 마시지 못했던 시절을 빼면 이렇게 오래 금주생활을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확실히 사람은 꾸준히 해야 하나 봅니다. 미천한 글도 오랜 시간 쉬었더니 잘 안 풀어지고 산만하기만 합니다. 다시금 제 삶 속으로, 꾸준히 기록하는 삶에 집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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