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四] 글루미 먼데이

직장인의 사계 - 겨울(주말엔 집에서, 평일은 회사에서 털리는 장부장)

by 등대지기

김부장 이야기가 세간에 핫하다고 해서 잠시 보다가 이내 그만 뒀습니다. 비슷한 면이 많아서 이기도 하거니와 제 삶이 희화화 되는 것 같은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애들 대학 보내고 여기저기 경조사에서 사람 구실 하면서 지낼 정도의 부를 쌓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저이기에 김부장의 고군분투에 적잖이 맘이 아팠고 이런 웃픈 현실을 대면하기가 불편했나 봅니다.




매일 스트레스 받고, 말도 안 되는 개소리 들어가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집으로 향했는데 마치 당연하다는 듯 여기는 그 모습들에 상처 받고 우울해 집니다.

개처럼 뛴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건지 어리둥절합니다.

맘 같아선 다 던져 버리고 혼자 훨훨 떠나 버리고 싶지만 그 또한 맘 같지가 않습니다.


모두들 나름의 이유로 힘듭니다.


다들 나름의 고민과 삶을 짓누르는 돌덩이들을 짊어지고 살아 갑니다. 그러니 삶이 살만 한 거지요. 완벽한 것 같은 누군가에게도 나와 같은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 적지 않이 위안이 됩니다.


나아질 법도 한데 삶의 고민으로 깊어진 마음속 주름은 좀 처럼 펴질 생각은 않고 깊어만 갑니다. 이 주름이 깊어져 더는 깊어질 곳이 없을 때가 소풍이 끝나는 날인 걸까요?


회사에 오면 회사 나름의 고민과 걱정이 있고, 가정에서는 또 나름의 무게들이 얹혀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술을 마셔대고 담배를 연거푸 피워 보아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 이 편육처럼 눌려 버린 느낌이 깝깝합니다. 숨을 쉬어도 시원하지 않고 소리를 질러도 허탈하기만 한, 이 진창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압도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다시금 안으로 안으로 들어갈 시간입니다.


바깥 것들에 너무 휘둘리고 살았나 봅니다. 남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느라 정작 제 본인의 숙제를 끝내지 못해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자신과 직면할 시간입니다. 마음속 깊숙히 쑤욱 하고 들어가 도대체 뭐가 들어 있길래 이리도 버거운지 파해쳐 봐야 겠습니다.


이 자기 침잠의 끝에 은은한 미소가 있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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