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이목 Oct 20. 2024

재채기

등을 떠미는 강하고 빠른 호흡에

순식간에 공중으로 흩뿌려진다


나는 네게 꽃가루, 솜깃털, 가는 모래알

또는 성가시고 간질이는 세상의 모든 것


내 작은 몸짓에도 넌 재채기를 터트린다

숨구멍을 가린 채 두 눈 꼭 감은 네 모습은

실체 없던 나의 존재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날이 선 갈고리가 되어 온몸을 할퀸다


나는 끝내 고개를 돌려 허공을 부유한다

부르튼 살갗, 충혈된 흰자위 따위 괜찮다

다 괜찮다


그저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마지막 걸음을 뗀다

나는 벗어나도 결국은 벗어나지 못했다

이전 08화 추억 속에 고이 잠드소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