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를 역방향으로 타고 오며-

휘갈겨 쓴 메모

by modern ordinary

-Ktx를 역방향으로 타고 오며-


앞을 보고 갈 때는 빠르게 다가오는 것에 집중한다.


반대로 볼 때는 멀리 있는 것에 집중한다. 일몰이 비춰 아름답구나. 넓게 펼쳐진 풍경이 더 잘 보인다. 한국에 이런 평야가 있었나.


돌아보고 있을 때는 빠르게 다가오는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정방향이든 역방향이든 똑같이 나의 전진과 풍경의 돌진이 있지만, 돌아보고 있자면 그것이 주는 긴장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것들이 보인다.

뒤로 돌아보고만 있을 순 없다. 앞을 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앞만 보고 걸어가고 달려가는 게 힘들다면,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잠시 뒤를 돌아보자. 뒤로 향하는 시선은 돌진하는 미래의 맹렬함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도구다. 잊고 있었던, 놓치고 있었던 나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면서 다시 미래에 대항할 힘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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