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잘해주는 사람이 친구인 적이 있나요?
중요!! 스피드 메탈만이 기타가 담당하는 음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해악이 될 내용이 전부이므로 지금 바로 이 글을 그만 읽기를 바람
십수 년 즈음되었나? 라면수프가 요리에서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티브이에서 연예인들이 여행 프로그램에서 요리가 어느 정도 되고 나면, 라면수프 조금씩 추가하면 맛이 기가 막히다는 것이 방송을 타고나서부터였다. 그렇지만 여기서 라면수프는 집이 아닌 여행지에서 준비된 요리 재료가 충분치 않을 때, 혹은 요리가 익숙지 않은데 맛을 내고 싶을 때 이것을 보조해 주는 역할이지 이것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마법의 소스는 아니라는 것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그리고 펜타토닉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음? 펜타토닉은 기타를 칠 때 꼭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럼 펜타토닉은 라면수프가 아닌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타에서 펜타토닉은 어쩌면 요리에서의 라면수프 보다도 못할 수 있다. 이제 그것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펜타토닉의 장점
1. 음이 5개밖에 없다
2. 그렇기에 외우기 쉽다
3. 즉흥연주 접근성이 좋다
펜타토닉의 단점
1. 빠진 2개의 음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음들이다
2. 눈으로 외우기 때문에 블록 모양을 위아래로만 다닐 뿐이다
3. 접근성이 좋은 만큼 깊이를 느끼기는 더 힘들다
펜타토닉의 장점은 라면수프의 간단함과 그 효과에 견줄만하다. 마찬가지로 단점에서도 그러하다. 그 간단함은 결국에 중요한 기본을 간과하고 있으며, 그 익히지 못한 기본이 결국에 깊은 맛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다.
펜타토닉
도레미솔라도
메이저 스케일의 구조에서 파와 시를 빼면 위의 구조와 같은 펜타토닉을 갖게 된다. (메이저 펜타토닉 마이너 펜타토닉 구분은 생략한다) 이미 여러분들은 이 펜타토닉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고, 이 펜타토닉을 중심으로 즉흥연주도 해보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는 똑같은 펜타토닉에서 멋진 라인을 뽑아내는 남들의 플레이를 신기해할 뿐이다. (유튜브 라이브에서 솔로기타를 연주하는 나에게 펜타토닉을 잘 쓴다고 하는 코멘트도 보았다. 나는 펜타토닉으로 연주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럼 파와 시의 역할이 음악에서 얼마나 큰지 알아보도록 하자.
시-도로 이어지는 멜로디는 누구에게나 곡의 끝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멜로디이다. 이 반음진행은 특별히 Leading이라는 명칭이 붙여지며 시는 Leading Tone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그만큼 확실하게 곡을 끝내는 느낌을 주는 멜로디라는 것이다. 파-미로 이어지는 보이스리딩은 해결, Resolution, 이라는 기능을 부여받았다. Leading Tone의 역사는 바흐 때에 주로 많이 사용되었으나, 그 이전에도 사용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에 파-미로 이어지는 보이스 리딩은 음악이 선율음악에서 (단선율 음악시대, 다선율 음악시대) 모차르트, 베토벤으로 이어지면서 화성음악의 시대로 들어서고 나서 그 기능이 확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봐야겠다. 바흐 때에 이미 종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베이스에서 솔-도로 이어질 때에 소프라노에서 시-도를 연주하면서 완전 종지의 원형을 갖추었다. 그리고 화성시대에 들어오면서 내성에서 드디어 파-미로 이어지는 보이스 리딩을 추가하면서 G7-C로 이어지는 코드의 해결까지 이루게 된 것이다. 그리고 클래식에서는 다른 코드들은 모두 3화음을 사용하는데 반해 5도 코드에서만 유독 4화음을 사용하는 것에 주목하기 바란다. 그만큼 파-미의 역할이 화성음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자, 펜타토닉을 만들기 위해서 빠진 음들이 음악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그러면 펜타토닉을 사용하여 즉흥연주를 할 때의 느낌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어떠한 코드로 변화하더라도 펜타토닉 음들은 부딪히는 음들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사실 7도 코드에서 도랑 부딪힌다) 처음에는 그러한 이유 때문에 펜타토닉으로 즉흥연주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지만, 너무 오래 그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음악을 알아가고 그 안애서 기타를 올바르게 연주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그것을 기초로 다른 내용들을 쌓아가야 한다. 처음에 펜타토닉을 중심으로 배웠다면, 펜타토닉 주변으로 파와 시를 추가하여 코드의 흐름에 맞는 긴장과 해결을 만들어주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즉흥연주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기타를 배우는 방향이 그쪽으로 향해 있어야 한다.
펜타토닉에 대한 차가운 현실에 힘들어하지 말기 바란다. 처음에 나의 친구였던 놈이 사실은 모두의 친구였다면, 사실 모두의 친구는 어느 누구의 친구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배웠듯이, 이렇게 기타를 알아가는 것이니까.